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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칵테일·홈텐딩

[레시피] 칵테일의 여왕, 맨해튼(Manhattan)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 5.

보통 마티니를 칵테일의 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칵테일의 여왕은? 바로 맨해튼(Manhattan)이다. 맨하탄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는데,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맨해튼이 맞다.

맨해튼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1876년 영국 처칠 수상의 어머니가 맨해튼 클럽에서 만들었다는 설이 유명하고, 맨해튼 시가 메트로폴리탄으로 승격한 것을 축하하는 뜻으로 1890년 맨해튼의 한 바에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클래식 칵테일 답게 레시피는 단순하다. 대신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존재한다. 소개하는 레시피는 조주기능사 실기시험 기준.

  • 재료: 버번 위스키 or 라이 위스키 1+1/2oz, 레드 베르무트 3/4oz,  앙고스투라 비터스 1 대시
  • 가니시: 체리
  • 제조법: 스터(stir, 믹싱 글라스에 얼음과 재료를 넣고 가볍게 휘저어 재료를 섞는 기법)

위스키는 버번이나 라이 어떤 것을 써도 상관없다. 다만 무엇을 썼느냐에 따라 풍미의 차이가 크다고. 믹싱 글라스에 얼음과 함께 재료를 모두 넣고 스터한 후 칵테일 글라스에 담고 체리로 장식하면 된다. 대시(dash)는 0.9ml 정도. 병을 한 번 살짝 털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심플한 고전 칵테일인 만큼 외려 실력차가 명확히 드러난다고. 일반적으로는 스위트 베르무트를 1/2oz만 사용하는 버전이 널리 알려져 있는 것 같다.

 

먼저 칵테일 잔에 얼음을 넣어 차게 식힌다.

 

믹싱 글라스에도 얼음을 넣고 몇 번 스터를 해서 식힌 후 녹은 물은 버린다. (실기시험 시에는 시간이 없으니 얼음을 넣은 후 바로 주조를 시작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믹싱 글라스에 위스키 1+1/2oz를 붓고,

 

스위트 베르무트를 3/4oz 넣는다. 스위트 베르무트는 친자노 로쏘(Cinzano Rosso)를 썼다. 조주기능사 실기시험 레시피이니 연습도 할 겸 표준형 지거를 사용. 3/4oz는 작은쪽 지거의 7/8 높이까지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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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불렛 버번(Bulleit Bourbon)을 썼다. 라이 위스키는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이왕이면 라이(Rye, 호밀) 함량이 높은 걸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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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한 버번 위스키는 불렛 버번 외에 와일드 터키 81(Wild Turkey 81), 메이커스 마크 캐스크 스트렝쓰(Maker's Mark Cask Strength) 이렇게 세 병. 그중 메이커스 마크 CS는 칵테일용으로 쓰기엔 너무 독하지 않을까 싶었고, 남은 두 병의 라이 함량은 와일드 터키 81이 13%, 불렛 28%. 두 배가 넘는다. 호밀 함량이 높으면 특유의 스파이시함이 부각된다고.

 

그리고 앙고스투라 비터스 1대시. 교재를 보면 믹싱 글라스를 기울여 넣어야 벽에 묻을 위험을 덜 수 있다. 바텐더님들은 그냥 툭 털어넣던데... 비터스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쓴맛이 강해지니 주의해야 한다. 비터스는 향을 위한 것이니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스터. 어색하긴 해도 바 스푼의 바닥면이 믹싱 글라스에 붙어 돌아가긴 하는데 확실히 어렵다. 많은 연습이 필요할 듯.

 

칵테일 잔의 물과 얼음을 버린다. 그리고 믹싱 글라스에 스트레이너를 장착한 후 칵테일 잔에 내용물을 따른다. 

 

마지막으로 체리를 칵테일 픽에 꽂아서 장식. 체리는 룩사르노 것을 썼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중 평이 가장 좋은 편. 물론 가격도 그만큼 비싸고... 그런데 의외로 체리 하나 집어서 칵테일 픽에 꽂는 게 어렵다;;; 

 

어쨌거나 완성... 어렵지도 않은 레시피인데 엄청 버벅댄 것 같다;;; 도구들이 손에 익지도 않고, 테이블 높이도 잘 안 맞고... 서툰 목수가 연장탓 -_-;;; 칵테일 상단에 뭔가 떠다니는 것처럼 사진이 찍혔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왜 그렇게 찍히는 거지;;;

 

잔에 따른 맨해튼의 컬러와 장식된 체리는 맨해튼의 노을과 석양을 떠오르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가...

맛을 볼 차례. 살짝 코를 대니 이번에는 베르무트 로쏘의 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캄파리가 가고 나니 베르무트가... 하지만 뭔가 향긋한 내음이 산뜻하게 뜨는 느낌이 있고, 입에 넣었을 때 쌉쌀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처음에는 알코올이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마실 수록 묘한 감칠맛에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마지막 체리와 함께 마무리하니 제법 기분이 좋아진다.

개인적으로 베르무트 로쏘의 풍미를 그닥 선호하지 않음에도 제법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이런 게 칵테일의 매력인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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