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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망빈이지만 사볼 만 한 빈티지 샴페인, 돔 페리뇽 2010(Dom Perignon 2010)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2. 7.

제주 JDC면세점에서 구매한 샴페인 돔 페리뇽 2010(Champagne Dom Perignon 2010). 188달러인데 인터넷 사전 예약 20% 할인으로 150.4$에 구매했다. 시중가는 할인가로 대략 20만 원대 중반 정도에 나오는 듯. 몇 년 전에는 '02나 '08 같은 베스트 빈티지를 이마트에서 19.5만 원에 파는 것도 본 것 같다. 

 

달모어 킹 알렉산더 Ⅲ(The Dalmore King Alexander Ⅲ) 하이랜드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 구매했는데, 샴페인보다 위스키가 더 비싸다ㅋ 

 

솔까 평소 동 페리뇽을 자주 마실 형편도 못 되는 데다 같은 값이라면 동 페리뇽 말고 고를 수 있는 다른 옵션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돔 페리뇽을 맛본 건 시음회 등 공식적인 자리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돔 페리뇽을 산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딸냄 탄생빈) 때문.

 

게다가 2010년은 다른 프랑스 와인산지와는 다르게 샴페인으로서는 나쁜 빈티지다. 보르도, 부르고뉴, 론 모두 빼어난 해인데 샹파뉴만 망조가 들었다. 8월 15-16일 양일간 두 달치 비에 맞먹는 폭우가 내렸기 때문. 폭우와 이후의 더운 기온 때문에 보트리티스의 대유행이 우려됐고, 때문에 빈티지 샴페인 생산을 포기한 생산자도 많았지만 동 페리뇽은 과감한 결정을 한 것.

 

Dom Pérignon 2010: is it a vintage worth you buying?

Champagne expert Anne Krebiehl MW hears from chef de cave Vincent Chaperon the remarkable story behind Dom Pérignon 2010 and gives her verdict on the wine

www.the-buyer.net

위 기사에 2010년 빈티지 출시의 비화가 상세히 실려 있다. 요약하면 동 페리뇽의 쉐프 드 카브(Chef de Caves)인 뱅상 샤프롱(Vincent Chaperon)은 7-800개의 플롯 별로 매우 정밀한 역동성과 진화 지도(very precise cartography of the dynamic and the evolution)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의 피노 누아를 보트리티스로 잃을 것을 알면서도 생리적 숙성을 얻기 위해 20%의 피노 누아를 3주 이후에 수확했고, 이를 통해 수확량은 적지만 충분히 익은 포도를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모두 지난 10년 중 3번째로 높은 당 함량, 2번째로 높은 산도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풍부한 과일 풍미와 신선함을 동시에 얻은 것.

최종 블렌딩 비율은 샤르도네(Chardonnay) 54% , 피노 누아(Pinot Noir) 46%. 2019년 2월 데고르주망(degrgement)을 하고 리터 당 5g의 당분을 첨가(dosage)했다.

실제 평론가들의 평가도 상당히 높은 편. A+ 폭격기 교수님 같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의 98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96점, 안토니오 갈로니(Antonio Galloni)의 비니어스(Vinious)가 93점을 매기며 최적 시음 기간을 2035년까지로 제시했다. 디캔터(Decanter)도 93점.

 

동 페리뇽은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들어봤을 워낙 유명한 샴페인. 럭셔리 그룹 LVMH 소속의 샴페인 하우스로 오빌레(Hautvillers) 마을의 그랑 크뤼(Grand Cru) 및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 포도밭 17개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빈티지 샴페인만 출시한다. 숙성 기간은 최소 9년 이상.

샴페인을 처음 발명한 수도사 페리뇽의 이름을 땄지만 사실 그 이야기는 신화에 가깝다. 그 이전에도 전통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래도 상징적인 존재로서 동 페리뇽의 위상은 샴페인 최고가 아닐까. 

 

패키징도 품격에 어울리게 단정한 느낌이다.

 

박스를 열면 고급스러운 리플렛이 동봉되어 있다. 지문이 에러;;; 9개 국어로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는데 한국어가 없는 게 아쉽다. 중국어 일본어는 있는데...ㅜㅠ

 

방패 레이블 모양으로 장식된 커튼(?!)을 들추면,

 

모습을 드러내는 진짜 레이블.

 

백레이블엔 9년 이상 숙성했다는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다.

 

간지 좔좔... 20년 이상 숙성할 수 있으니 아이가 성장한 후 마셔도 충분하다. 하지만 맛이 궁금하니까 다음 제주 여행 때 한 병 더 사야지.

 

물론 파트너는 이번처럼 위스키, 혹은 코냑이 될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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