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애정하는 베네토 와인, 마리온 발폴리첼라 보르고마르첼리제(Marion Valplicella Borgomarcellise). 명성 높은 발폴리첼라가 의례 그렇듯, 쥐세페 퀸타렐리(Giuseppe Quintarelli)와 엮여 있다.
마리온은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존의 바로 옆-_-;;인 마르첼리제(Marcellise)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15세기 마리온 백작이 소유하던 빌라라고. 1986년 측량사(sueveyor)였던 스테파노 캄페델리(Stefano Campedelli)가 매입했고, 1995년 와이프 니콜레타 포르나사(Nicoletta Fornasa), 형제(Marco)와 함께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와인메이커. 쥐세페 퀸타렐리에서 15년간 일하고 그의 제자 격인 달 포르노(Dal Forno)에도 영향을 미쳤던 셀레스티노 가르파리(Celestino Gaspari)가 참여했고, 이후 베로나 지역의 유명 컨설턴트인 다미아노 페로니(Damiano Peroni)가 참여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현재는 22ha의 포도밭에서 특유의 백악질 토양(chalky soils)에서 나오는 순수한 과일 풍미를 표현하는 와인을 만든다고. 마리온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Jr.)나 디캔터(Decanter) 등 미국과 유럽 양쪽의 비평가들에게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위 사진은 홈페이지에서 퍼온 와인메이커 셀레스티노 가스파리와 오너의 와이프 니콜레타 포르나사. 꼭 부부같은 포즈로... Hoxy... 사진 바로 아래 Under Construction 문구와 함께 2015년 행사 배너가 걸려 있다. 6년째 공사중-_-;;;;
병목에는 비냐이올로 인디펜던티(Vignaioli Indipendernti) 로고. 독립 와인생산자(Independent Winegrowers)라는 뜻으로 프랑스의 비네롱 앙디펑덩(Vignerons Independants)과 유사한 단체일 듯.
Marion, Valpolicella Borgomarcellise 2017 / 마리온 발폴리첼라 보르고마르첼리세 2017
맑고 투명한 루비 컬러에 오렌지 페일 림이 살짝. 색만 보면 부르고뉴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탑 노트 또한 붉은 체리와 베리 아로마, 감초 뉘앙스로 유사하다. 하지만 오묘한 머스키함과 시나몬 캔디, 낮게 깔리는 정향 허브가 차별성을 드러낸다. 입에 넣었을 때 산미가 도드라지지 않는 것도 차이점. 타닌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질감은 둥글둥글한, 라이트 바디에 여운은 심플한 괜찮은 데일리 와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화사한 꽃향기와 석류나 앵두 같은 작은 베리 풍미, 매콤한 스파이스 힌트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편안하되 그저 쉽게만 볼 수는 없는 와인이다.
후반부엔 산미만 받쳐준다면 부르고뉴라고 해도 믿을 듯... 낯선 발폴리첼라에서 부르고뉴의 풍미를 느끼다니.
통째로 구운 한돈 항정살과도 아주 잘 어울렸다. 저녁 메뉴로 예정된 야채김밥과도 아주 잘 어울릴 듯.
작년에 마신 부솔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Bussola Valpolicella Classico)와는 상반된 스타일이면서도 동급의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둘 다 계속 주목해야 할 생산자.
다음에 또 보자. 이왕이면 수페리오레(Superiore)나 아마로네(Amarone)로. 아, 파시토(passito) 방식으로 만든다는 테롤데고(Teroldego)도 궁금하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빈이지만 사볼 만 한 빈티지 샴페인, 돔 페리뇽 2010(Dom Perignon 2010) (0) | 2021.02.07 |
---|---|
와인 & 위스키 애호가들의 핫플, 조양마트 방문 (0) | 2021.01.31 |
퀄리티 모스카토의 대명사, 라 스피네타(La Spinetta) (0) | 2021.01.23 |
Castello di Meleto, Vigna Casi Chianti Classico Riserva 2016 / 카스텔로 디 멜레토 비냐 카시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2016 (0) | 2021.01.21 |
치킨엔 Cava! 보히가스 그랑 리제르바(Bohigas Cava Gran Reserva) (0) | 2021.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