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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면세점 픽업용 위스키 추천, 달모어 킹 알렉산더 3세(The Dalmore King Alexander Ⅲ)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2. 7.

제주 JDC면세점에서 산 달모어 킹 알렉산더 3세(The Dalmore, King Alexander Ⅲ). 면세점에서 사전예약 20% 할인가로 208 달러인데, 시중에서는 4-50만 원 정도에 파는 것 같다.

 

달모어는 1839년 알렉산더 매디슨(Alexander Mathesen)이 인버네스(Inverness) 북쪽 20km 거리에 위치한 엘니스(Alness) 부근에 설립한 증류소다. 1867년 맥킨지 가문이 인수하면서 맥킨지 가문(Clan MacKenzie)의 문장인 화난 사슴을 로고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60년 주요 고객 중 하나였던 화이트 앤 맥케이(Whyte and Mackay)와 합병했으며, 화이트 앤 맥케이의 소유권도 이리저리 변경되다가 2014년 필리핀에 기반을 둔 거대 주류기업 엠페라도(Emperador inc.)에 인수됐다. 따라서 현재는 엠페라도 산하. 달모어라는 이름은 북유럽어로 '넓은 목초지'라는 의미에서 유래했다고.

달모어는 특히 위스키를 숙성하는 캐스크를 중요시하는 증류소로, 훌륭한 와이너리로부터 오크통을 공급받는데, 스페인의 명성 높은 셰리 생산자인 곤잘레스 비아스(Gonzalez Byass)가 대표적이다. 곤잘레스 비아스는 달모어와 100년 넘게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30년 숙성 마투살렘 올로로소 셰리(Matusalem oloroso sherry) 캐스크는 달모어에만 독점 공급한다. 이 통은 초콜릿과 오렌지 캐릭터를 강화하고 진하고 너티한 풍미를 더한다. 마스터 디스틸러 리처드 패터슨(Richard Paterson)은 50년 동안 달모어의 스타일을 주도했다. 손수 오크통을 선별함과 동시에 적절하게 조합함으로써 싱글 몰트 위스키의 표준을 정립하고 지평을 넓혀 왔다고. 위스키 업계의 네임드 중 한 명인 듯. 

달모어는 캐스크를 통해 수준 높은 풍미를 완성하지만, 원액 또한 독특하다. 워시 스틸(wash still, 1차 증류기)과 스피릿 스틸(spirit still, 2차 증류기)을 각각 4개씩 총 8개 보유하고 있으며, 4개 중 1개는 사이즈가 2배다. 상부가 평평한 독특한 모양의 증류기도 있고, 스피릿 스틸에는 환류를 늘리기 위해 스완 넥 둘레에 워터 재킷을 설치해 다양하고 복잡한 성격의 원액을 생산한다.

물은 엘니스 강의 연수를 사용하며 몰트는 1956년부터 플로어 몰팅을 중단하고 살라딘 박스로 생산하다가 1982년부터는 이마저 중단하고 몰트 플랜트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

 

 

The Principal Collection

 

www.thedalmore.com

달모어의 주요 라인업은 12년, 15년, 18년 , 25년, 그리고 포트 우드 리저브(Port Wood Reserve), 셰리 캐스크 셀렉트(Sherry Cask Select), 시가 몰트(Sigar Malt)와 포스팅의 주인공 킹 알렉산더 3세다. 특히 시가 몰트는 면세점가 10만 원대 중반으로 면세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듯.

그런데 10년 전 구매한 기록을 찾아보니 달모어 15년을 78$에 30% 할인.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는 35$. 위스키 값 정말 많이 올랐구나... ㅠㅠ

 

달모어는 고숙성, 고가 위스키로도 유명하다. 2005년 6월 스코틀랜드의 한 사업가가 친구와 함께 시가 3만 2천 파운드였던 '달모어 62년 숙성'을 마신 것을 BBC에서 보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킹스맨>에도 같은 위스키가 나오는데, 결과적으로 그 위스키에 손을 댄 사람은 다 죽었다. 총맞아 죽거나 반으로 갈려 죽고 싶지 않으면 역시 고가 위스키 같은 것엔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는 교훈. 여러분, 고가 위스키가 이렇게 위험합니다(?).

 

그래도 킹 알렉산더 Ⅲ 정도는 괜찮겠지....

뭔가 케이스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케이스를 오픈하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는 보호용 추가 케이스다. 그렇지, 이 정도 가격이면 드링킹용이라기보다는 굴비각이지. 물론 이런 위스키를 데일리로 드시는 분들도 있긴 하더라만...-_-;; 62년은 아니니까 반으로 잘리진 않으시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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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를 제거하면 비닐로 한 번 더 포장돼 있다.

 

박스에는 화난 듯한 눈빛의 수사슴, 그리고 그 사슴의 뿔을 잡고 있는 당당한 포즈의 한 남자와 어떤 손길의 도움을 받으며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상자를 열면 오른쪽 날개에 해당 스토리가 소개돼 있다.

 

 

박스 표지의 그림은 화가 벤자민 우드(Benjamin Wood)가 그린 사슴의 분노(The Fury of the Stag). 1263년 돌진하는 사슴으로부터 스코틀랜드 국왕 알렉산더 3세를 구하는 장면을 맥킨지 가문의 의뢰로 그린 것이다. 이 영웅적인 행동으로 맥킨지 부족은 국왕으로부터 사슴 문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고, 이는 달모어 위스키의 로고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 역시 훌륭한 조상은 중요하다...

 

박스 왼쪽 날개에는 달모어 커스토디안(Dalmore Custodian) 가입 안내가 있다. 프렌즈 오브 라프로익(Freinds of Laphroaig)이나 아드벡 커미티(Ardbeg Committee) 같은 멤버십 프로그램일 듯. 그런데 막상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제대로 된 안내가 없다. 설마 폐지된 거니.....

 

굴비 전시 방법 안내에 맞게 오픈한 박스. 이렇게 놓으면 확실히 간지는 좔좔이겠지만, 청소의 용이함과 위스키의 안전을 위해 박스는 닫아 놓는 걸로. 어쨌거나 보틀 쉐입과 부착된 사슴 문양이 확실히 멋있다. 10년 전에 마셨던 달모어 15년에서 큰 감흥을 못 느껴서 관심을 끊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역시 반갑군.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숙성한 프렌치 와인 캐스크(French wine casks), 마데이라 드럼(Madeira drums), 마르살라 배럴(Marsala barrels), 마투살렘 올로로소 셰리 벗(Matusalem Oloroso Sherry Butts), 포트 파이프(Port pipes),  켄터키 버번 배럴(Kentucky Bourbon barrels) 등 여섯 종류의 캐스크에서 숙성한 위스키를 조합해 복합적이고 조화로우며 우아한 풍미 프로파일을 완성했다.

 

얼른 마셔 보고 싶지만 밀린 위스키도 많아서 아마 몇 년 이상 굴비가 될 듯. 아마 이 녀석보다 나중에 사게 될 시가 몰트를 먼저 마실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굴비와 함께 저장고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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