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JDC면세점에서 구매한 샴페인 돔 페리뇽 2010(Champagne Dom Perignon 2010). 188달러인데 인터넷 사전 예약 20% 할인으로 150.4$에 구매했다. 시중가는 할인가로 대략 20만 원대 중반 정도에 나오는 듯. 몇 년 전에는 '02나 '08 같은 베스트 빈티지를 이마트에서 19.5만 원에 파는 것도 본 것 같다.
달모어 킹 알렉산더 Ⅲ(The Dalmore King Alexander Ⅲ) 하이랜드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와 함께 구매했는데, 샴페인보다 위스키가 더 비싸다ㅋ
솔까 평소 동 페리뇽을 자주 마실 형편도 못 되는 데다 같은 값이라면 동 페리뇽 말고 고를 수 있는 다른 옵션이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돔 페리뇽을 맛본 건 시음회 등 공식적인 자리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돔 페리뇽을 산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딸냄 탄생빈) 때문.
게다가 2010년은 다른 프랑스 와인산지와는 다르게 샴페인으로서는 나쁜 빈티지다. 보르도, 부르고뉴, 론 모두 빼어난 해인데 샹파뉴만 망조가 들었다. 8월 15-16일 양일간 두 달치 비에 맞먹는 폭우가 내렸기 때문. 폭우와 이후의 더운 기온 때문에 보트리티스의 대유행이 우려됐고, 때문에 빈티지 샴페인 생산을 포기한 생산자도 많았지만 동 페리뇽은 과감한 결정을 한 것.
위 기사에 2010년 빈티지 출시의 비화가 상세히 실려 있다. 요약하면 동 페리뇽의 쉐프 드 카브(Chef de Caves)인 뱅상 샤프롱(Vincent Chaperon)은 7-800개의 플롯 별로 매우 정밀한 역동성과 진화 지도(very precise cartography of the dynamic and the evolution)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의 피노 누아를 보트리티스로 잃을 것을 알면서도 생리적 숙성을 얻기 위해 20%의 피노 누아를 3주 이후에 수확했고, 이를 통해 수확량은 적지만 충분히 익은 포도를 얻을 수 있었다. 덕분에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모두 지난 10년 중 3번째로 높은 당 함량, 2번째로 높은 산도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풍부한 과일 풍미와 신선함을 동시에 얻은 것.
최종 블렌딩 비율은 샤르도네(Chardonnay) 54% , 피노 누아(Pinot Noir) 46%. 2019년 2월 데고르주망(degrgement)을 하고 리터 당 5g의 당분을 첨가(dosage)했다.
실제 평론가들의 평가도 상당히 높은 편. A+ 폭격기 교수님 같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의 98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가 96점, 안토니오 갈로니(Antonio Galloni)의 비니어스(Vinious)가 93점을 매기며 최적 시음 기간을 2035년까지로 제시했다. 디캔터(Decanter)도 93점.
동 페리뇽은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들어봤을 워낙 유명한 샴페인. 럭셔리 그룹 LVMH 소속의 샴페인 하우스로 오빌레(Hautvillers) 마을의 그랑 크뤼(Grand Cru) 및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 포도밭 17개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해 빈티지 샴페인만 출시한다. 숙성 기간은 최소 9년 이상.
샴페인을 처음 발명한 수도사 페리뇽의 이름을 땄지만 사실 그 이야기는 신화에 가깝다. 그 이전에도 전통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래도 상징적인 존재로서 동 페리뇽의 위상은 샴페인 최고가 아닐까.
패키징도 품격에 어울리게 단정한 느낌이다.
박스를 열면 고급스러운 리플렛이 동봉되어 있다. 지문이 에러;;; 9개 국어로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는데 한국어가 없는 게 아쉽다. 중국어 일본어는 있는데...ㅜㅠ
방패 레이블 모양으로 장식된 커튼(?!)을 들추면,
모습을 드러내는 진짜 레이블.
백레이블엔 9년 이상 숙성했다는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다.
간지 좔좔... 20년 이상 숙성할 수 있으니 아이가 성장한 후 마셔도 충분하다. 하지만 맛이 궁금하니까 다음 제주 여행 때 한 병 더 사야지.
물론 파트너는 이번처럼 위스키, 혹은 코냑이 될 예정.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Schlumberger, Cuvee Klimt 'Der Kuss' Sekt Brut NV / 슐룸베르거 퀴베 클림트 데어 쿠스 젝트 브뤼 NV (0) | 2021.02.10 |
---|---|
Josetta Saffirio, Barbera d'Alba 2012 / 조세타 사피리오 바르베라 달바 2012 (0) | 2021.02.07 |
와인 & 위스키 애호가들의 핫플, 조양마트 방문 (0) | 2021.01.31 |
Marion, Valpolicella Borgomarcellise 2017 / 마리온 발폴리첼라 보르고마첼리세 2017 (0) | 2021.01.26 |
퀄리티 모스카토의 대명사, 라 스피네타(La Spinetta) (0) | 2021.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