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네이브스 오브 쿠나와라 더 탈리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Balnaves of Coonawarra The Tally Reserve Cabernet Sauvignon 2012). 찐친들과 함께 마시다가 절반이 좀 안 남은 걸 받아왔다. 슈퍼 프리미엄급 와인이라고 들었고 그날 취한 상태에서 마실 때도 확연히 좋은 품질이라고 생각했는데, 3일 동안 잘 살아있었을지 궁금.
일단 어떤 와인인지 궁금해서 검색해 봤는데, 프리미엄 호주 와인에 대해서는 상당한 권위를 자랑하는 랑톤(Langtons) 사이트가 상단에 뜬다. 아웃스탠딩(Outstanding) 등급인데 벤치마킹할 만한 품질과 강력한 추종자를 갖춘 와인을 뜻한다. 보르도 와인으로 치자면 슈퍼 세컨드(super-second) 정도 된달까. 상당한 수준이다.
참고로 랑톤 등급 분류는 익셉셔널(Exceptional), 아웃스탠딩(Outstanding), 엑설런트(Excellent) 3단계로 구성돼 있다. 랑톤 등급 분류에 대해서는 위 포스팅 중간 부분 참고.
발네이브스 오브 쿠나와라(Balnaves of Coonawarra)는 1975년 남호주 쿠나와라 테라 로사 스트립(Coonawarra Terra Rossa strip)의 서쪽 끝자락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쿠나와라의 테루아에 천착하는 와이너리로, 자신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해 쿠나와라의 테루아를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제임스 할리데이(James Halliday)로부터 17년 연속 5 스타를 받았다. 저렇게 붉은색 5 스타로 표시된 와이너리는 제임스 홀리데이의 평가 기준 상 호주 상위 10%에 속하는 와이너리라고. 같은 와인의 2013년 빈티지 또한 97점을 받았다.
백 레이블에는 와인에 대해 제법 상세한 정보가 적혀 있다. 2012년 포도가 고르게, 빠르게 잘 익은 평온한 빈티지라고. 데드 모리즈 빈야드(Dead Morris Vineyard)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100% 사용했으며, 손 수확한 포도를 장기간 침용한 후 고품질의 바리크(50% new)에서 20개월 숙성했다. 계란 흰자를 이용해 가볍게 청징한 후 병입.
병복과 병바닥에 침전물이 예쁘게 눌러앉았다. 숙성 상태도 상당히 좋았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습.
Balnaves of Coonawarra, The Tally Reserve Cabernet Sauvignon 2012 Coonawarra
발네이브스 오브 쿠나와라 더 탈리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 2012 쿠나와라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루비 컬러. 코를 대면 잘 익은 블랙베리, 프룬, 블랙 커런트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며 감초 향과 함께 특징적인 토양 향이 짙게 감돈다. 입에 넣으면 풀 바디에 묵직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첫인상. 둥글둥글하지만 풍성한 타닌과 드라이하지만 완숙한 과일 풍미로 인한 편안함, 적절한 산미가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며 견고한 구조를 형성한다. 길게 이어지는 모카 피니시 또한 매력적. 3일 만에 마셨는데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이 외려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좋은 분들과 좋은 모임 덕분에 오랜만에 훌륭한 호주 와인을 마셨다. 몸이 안 좋아서 술을 못 마시다가 3일 만에 마신 술이 이렇게 좋은 술이라니... 감사.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그리고 마셨던 다른 와인들.
Chateau Calon Segur 2008 Saint Estephe
마실 때가 된 보르도 그랑 크뤼 클라세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던 칼롱 세귀르. 처음에 블라인드로 마셨는데, 진한 오크에 삼나무와 흑연, 커런트와 자두, 드라이한 미감에 쫀쫀한 타닌, 단단한 구조감까지... 잘 만든 보르도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와인이었다. 뭘까 했는데 이런 귀중한 와인을 들고 나오다니, 레알 감사. 맛은 기억이 안 나도 이 만남의 분위기와 그 마음은 오래 기억할 듯.
Ilatium Morini, Campo Leon Amarone della Valpolicella
흑도담에서 마신 아마로네. 빈티지가 2014였나 2012였나 헷갈린다. 아마로네라고 하기에는 첫 임팩트나 입에서의 코어/미드팰럿이 좀 부족하지 않나 싶었는데, 그래도 16.5%라는 높은 알코올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풍미의 밸런스나 미감 자체는 좋았다. 삼겹살과 함께 제법 맛있게 마셨음. 저렴하게 구하면 5만 원대에 가능하다고 하니, 그 가격이라면 트라이 해 볼 만은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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