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보드카, 럼, 데킬라까지... 4개의 기주를 사용하는 칵테일,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Long Island Ice Tea).
기주 모두 알코올 함량 40%가 넘는데 함께 사용하는 쿠엥트로 또한 40%다. 전부 1/2oz 정도로 소량씩 들어가긴 해도 다 더하면 2+1/2oz... 75ml나 된다. 총 알코올 함량이 상당히 높은 칵테일이지만 롱 드링크 스타일이라 편안하게 술술 넘어간다. 그래서 대표적인 작업주로 손꼽힌다고.
원래는 글라스에 얼음부터 넣어야 하지만 술의 양을 가늠해 보고 싶어서 술부터 넣어보았다. 420ml 용량인데도 술의 양이 제법 많다. 알코올 쪼렙인 나에겐 낮술로 마시기엔 넘나 많은 것...
이렇게 술이 많이 들어가는데도 이름이 '아이스 티'인 것은 일종의 농담이다. 우리나라에서 스님들이 술을 '곡차'라고 불렀던 것과 유사하달까. 금주법 시대에 이런 저런 술을 섞어 칵테일을 마셔놓고는 '아이스 티를 마셨다'라고 발뺌하기 위한 네이밍이라고. 앞에 붙은 '롱 아일랜드'는 이 레시피를 처음 정립한 바텐더가 롱 아일랜드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병 앞에 놓인 레모나도 아니고 짝퉁 가루 비타민 무엇?
그거슨 바로 사워 믹스를 대신하기 위한 것. 사워 믹스 쓰는 칵테일을 자주 만들어 먹을 것도 아닌데 이걸 위해서 커다란 가루 한 봉 혹은 액상으로 된 한 병을 사기엔 좀 무리인 것 같았다. 그런데 칵테일 서적을 보니 레모나/실비아와 유사한 이미지라고 해서... 레모나로 대체하기로 한 것. 참고로 IBA의 레시피는 사워믹스 대신 레몬 주스와 검 시럽을 쓴다.
그리고 마지막 퍼즐, 치킨....
...이 아니라 콜라^^;;;; 재료들을 빌드한 후 콜라를 채워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평소 콜라를 잘 사지 않으니 치킨 먹을 때가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만들 적기다. 쿠바 리브레와 마찬가지.
조주 기능사 기준 레시피.
- 재료: 진, 보드카, 화이트 럼, 데킬라, 트리플 섹 각 1/2oz (15ml), 사워 믹스 1+1/2oz (45ml), 콜라 풀 업.
- 가니시: 웨지 레몬
- 제조법: 빌드 (build,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들을 직접 글라스에 넣어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
콜린스 잔에 얼음을 채운 후 진, 럼, 보드카, 데킬라, 트리플 섹을 사워 믹스를 차례로 넣고 콜라를 8부까지 채운 후 가볍게 저어 준다. 레몬 웨지로 장식하면 완성.
만들면서 뭔 술을 이리 다 때려 넣나, 다 때려 넣어도 콜라 때문에 제맛이나 나려나 싶었는데, 제법 복합적인 뉘앙스가 드러나며 알코올의 존재감 또한 명확하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잘 넘어가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콜라 양을 조금 조절하거나 신맛을 좀 더 강화해서 단맛을 잡으면 정말 쭉쭉 들어갈 듯싶다. 사워 믹스는 '레몬 주스 + 설탕/시럽'으로 대체해도 될 듯.
기주가 다양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살짝 번거롭지만, 그래도 자주 마실 것 같다. 치킨 먹을 때 귀찮으면 쿠바 리브레, 여유(+민트) 있으면 모히또나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진저 비어 있으면 모스코 뮬이나 다크 앤 스토미.
이제 치맥은 바이바이 할 때가 온 건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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