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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굴, 그리고 샤블리! Chablis & Oyster Week! @WineBookCaf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6. 11. 27.


굴 시즌이닷!!


계절을 확- 느끼게 해 준 와인북카페의 '샤블리 & 오이스터 위크'.

딱 맞춘 듯 추워진 날씨와도 잘 맞는 느낌 ㅎㅎㅎ




굴 요리 두 가지와 샤블리 두 잔을 함께 29,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대박 기획.

와, 이건 둘 중 하나다...와인 값이 꽁짜거나 음식 값이 꽁짜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런 가격이 나올 수가 없어!



아쉽게도 하필 이번 주 약속이 꽉 차 있어서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목요일 약속이 파토... 나자 마자 1시간 만에 쭌형님이 적시에 뽐뿌를 똭!!!



목요일 저녁 굴 만찬을 여유롭게 즐겼음^^




 


와인북카페는 언제나 유럽 여행을 온 듯 편안한 느낌.

너무 편안해서 사진을 잘 안 찍는 게 문젴ㅋㅋㅋㅋ






첫 샤블리 등장... 반갑다, 장-마크 브로카르.



Jean-Marc Brocard, Chablis Saint Claire 2015


청량한 미네랄, 레몬, 사과, 가벼운 핵과(자두) 힌트가 매력적인 산뜻한 샤블리.

생수처럼 투명한 느낌이 뉴트럴한 인상인데 그게 굴 풍미에 여백을 내 준다.

와인만 가볍게 즐기기에도 부담 없은 깔끔한 미디엄 바디의 샤르도네. 




와인을 즐기기 시작할 무렵부터 마셨던 샤블리다.

예전 수입사가 사라지고ㅜ 나서 오랫동안 볼 수 없었는데

최근 와인&스피릿에서 다시 수입하기 시작한 듯.



맑고 편안한 느낌이 너무 좋은 데다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좋아하는 생산자.

2012년 프랑스 여행 때는 와이너리를 방문하고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기도 했었던.






첫 번째 요리, 석화 그라탕.





레몬과 라임이 한 조각씩 함께 제공된다.


아무 것도 뿌리지 않은 굴 한 조각, 그리고 하나는 레몬, 나머지는 라임을 뿌려서 즐기면 된다.

굴 세 조각을 세 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와인북카페의 센스 있는 구성.




작은 것 하나에서도 정성이 느껴진다. 





맛은 정말 아쉬웠다...... 먹어서 없어지는 게 아쉬웠어ㅠㅠ

곱배기 주문 가능한가요ㅋㅋㅋ



샤블리와 너무 잘 어울려서 와인이 금새 바닥을 비웠음.


개인적인 입맛으로 샤블리는 익힌 굴과 더욱 잘 어울리는 것 같음.

생굴이나 생 석화는 드라이 리슬링이나 스파클러와 즐기는 편.






두 번째 와인 등장.

같은 장-마크 브로카르의 샤블리이지만 아래 쓰인 글씨가 붉은 색이고 더 길다.





Jean-Marc Brocard, Chablis Vieilles Vignes de Saint Claire 2015


생 클레어(생 끌레르?)의 고목에서 난 포도로 만든 샤블리.

그런 만큼 바디도, 구조도, 과일의 농밀함도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과일 풍미가  좀더 명확하고 약간의 이스트 힌트가 드러날 뿐 맑고 투명한 느낌은 여전하다.

앞에 것이 유리 구슬이라면 요건 수정구 정도로 크기(힘)의 차이만 느껴진달까.


둘 다 좋은, 유사한 스타일의 샤블리이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될 듯. 






두 번째 디시는 석화 링귀네 파스타.





와인의 바디에 맞춰 음식의 풍미의 강도도 올라갔다.

은근히 신경 쓴 마리아주... 먹는 내내 즐거움이 요동친다.




(근접 사진이 없어서 대표님 사진을 빌려 옴;;;)


좋은 올리브 오일(베제카!)에 녹은 양념이 아낌없이 쓴 굴의 진한 바다 내음과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게다가 면과 섞여 있는 부추 덕에 아삭한 질감이 더해져 이 또한 매력 포인트.

아아... 또 먹고 싶다;;;


 

샤블리 & 오이스터 위크는 한정 기획이라 이번 주로 끝나지만(아쉽ㅠㅠ)

석화 그라탕과 석화 링귀네 파스타는 계속 판매하신다니 기회 되면 꼭 다시 먹고 싶다.


목요일 약속이 파토난 게 이렇게 좋을 줄이얔ㅋㅋㅋㅋㅋ




 


대표님이 장-마크 브로카르 포도밭에서 훔쳐(?!) 오셨다는 화석.

암모나이트인가 뭔가... 자세히 보면 새우 건더기^^;;도 보인다ㅎㅎㅎ 





그리고 이제 2 라운드.

2차도 와인북카페에서 분위기만 바꾸는 걸로.

 


이제 뭘 마실까요... 했더니 대표님이 대뜸 ;보졸레 마셔야지!; 그러신다.

처음 왔을 때 내가 유심히 봤던 그 와인을 주문하신 것... 섬세하셔라 ㅋㅋㅋ





그런데 자세히 보면 레이블에 보졸레(Beaujolais)라는 문구가 없다.

품종도, 지역도 없고 대신 vin de France라는 표기만...



아하, 이건 규정을 지켜서 만든 와인은 아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기인(!)이 만드는 Natural Wine이라고.


찾아보니 상세히 설명한 포스팅이 있다.

이집의 플레리(Fleurie)를 소개한 그랬지님 포스팅도 참고.





Julie Balagny, en 2014 Simone... C'st moi!


약간 탁한 체리 핑크에 벌써 오렌지빛이 감돌고 있다.

보졸레(플레리)에서 가메로 만들었지만 숙성 기간을 좀 더 길게 해서 뱅드프랑스가 되었다고.

내추럴 와인 특유의 콤콤함과 알싸하고 톡 쏘는 느낌과 함께

사우어 체리와 알이 작은 붉은 베리의 산미가 시큼하게 느껴진다.

계열은 다르지만 집에서 담근 막걸리 식초와도 일맥 상통하는 도드라지면서도 편안한 산미.

감초 풍미와 은근한 붉은 자두의 단맛도 느껴지는데

음식을 먹고 와인을 마시니 은근 매콤한 스파이스도 드러난다.


이것 저것 따질 필요 없이... 내추럴하게 즐기면 될 와인.

음식과 함께 하기 너무나 좋은 편안한 와인이다.

물론... 이런 와인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이 와인을 편하게 느낄 지는 미지수ㅋ



빈티지를 표기할 수 없는 뱅 드 프랑스지만 교묘하게(!) 빈티지를 표기했다.

(우상단의 'en 2014'와 좌하단의 'L 0214')

"2014년의 시모네 바로 나!" 뭐 이런 뜻이랄까... 자연스럽게 와인의 성격까지 규정된다.

레이블의 펑키한 언니는 줄리 발라니의 자화상이라고... 멋지다 멋져!!

팔뚝 문신 실제로 보고 싶은데... 가 봐야 할 곳에 보졸레도 추가다ㅠㅠ

노년엔 아예 집을 사지 말고 여행만 줄창 다녀야 할 듯... 돈 엄청 모아놔야겠다-_-





병 목까지도 자연스럽다(?) ㅋㅋㅋ






비노쿠스의 라인업은 뭐든 정말... 훌륭.

그나저나 좌측의 비노쿠스 로고도 대표님이 작업한 거라고... 오오!



이런 레어한 와인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북카페는 정말 hidden treasure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으니... (뒤에 계속 ㅋ)






함께 한 음식은 페타 치즈 크림을 곁들인 그을린 한우 타르타르.

요소 하나하나가 전부 입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보졸레와도 안성맞춤.



 



이어서 나온 음식은 소, 닭, 돼지로 소를 채워 고기 소스에 버무린 피에몬테 전통 아뇰로티 달 플린(Agnolotti dal Plin).


'플린'은 '꼬집다' 라는 뜻인데 양 끝을 꼬집 해서 만드는 거라서... ㅋㅋㅋ

일종의 만두라고 보면 되겠다... 다양한 고기가 들어간 만큼 맛도 질감도 특별한.





반질반질한 컬러부터 식욕을 돋구는데 위에 얹어진 허브가 화룡 점정이다.

(심지어 허브를 혀로 핥기도....)






쭌 형님이 가져오신 키안티 끌라시코 리제르바.

펠시나는 예전에 화이트(샤르도네)를 아주 맛있게 마신 경험이 있다.



Felsina, Rancia Chianti Classico Riserva 2011


검은 베리 풍미에 감도는 바닐라, 프룬 힌트와 스모키 미네랄.

전반적으로 붉은 과일 보다는 검은 과일이 도드라지며

키안티 클라시코 치고는 두툼한 질감에 바디 또한 강하다.

어쨌거나 잘 만든 모던한 느낌의 CCR... 지금 마시기도 좋았음.






마지막 요리... 버터와 화이트와인으로 천천히 익힌 참돔 필레, 그리고 가을 단호박.

평상시에는 겉부분을 살짝 바삭하게 요리한다던데 오늘은 부드럽게 익혀서 나왔다... 역시 맛있었음.





Benedicte et Stephane Tissot, Indigene Cremant du Jura NV


이것 역시 내추럴 와인... 도자주를 하지 않은 Extra Brut.

데고르주망 시에 이산화황도 첨가하지 않았다고.

일단 쥐라(Jura) 지역의 크레망을 마셔 보는 것도 처음인 듯 하다.


반짝이는 구리빛 컬러에 생각보다 기포는 힘찬 편.

구수하고 콤콤한 엿기름 같은 느낌과 자두 껍질, 체리 등 새콤한 과일의 복합적인 뉘앙스.

상당히 힘있고 독특한 크레망이다... 이상황 교수님이 수입하시는 거라던데 역시 참 대단한.





샤르도네 50%에 피노 누아 40%, 그리고 풀사르(Poulsard)와 트루소(Trousseau)가 5%씩 블렌딩되었다.


홈페이지에 2010빈티지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는데 양조과정은 거의 비슷할 듯 하여 인용.

(블렌딩 비율이 틀린 걸로 봐서 우리가 마신 와인은 '10빈은 아닌데

데고르주망한 시기가 15년 6월인 걸로 역추산하면 우리가 마신 와인은 '12빈 정도 될 듯?)

3개월 간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알콜 발효 및 유산 발효 후

병입하여 indigenous yeast와 함께 9개월 간 2차 발효를 거친다.

이후 13개월 간 리와 함께 추가 숙성 후 이산화 황 첨가 없이 데고르주망, 도자주는 하지 않는다.



인상적이다... 이런 와인을 자주 마셔야 하는 건데.

그러려면 역시 와인북카페에 자주 와야 하는 건가ㅎㅎㅎㅎ





잠시 화장실 다녀오다가 무심코 찍은 사진.





테이블 옆에 걸려 있던 요 그림은 대표님 아들이 그림판으로 그린 거라고.

황금 똥을 제공받고 기뻐하는 저 견공은 어떤 와인을 곁들이고 있으려나 ㅋㅋㅋㅋㅋ



비스트로 분위기와 참으로 잘 어울리는 그림이다 ㅋㅋㅋ







그리고 입가심으로 마신 맥주.

이건 뭐... 타즈매니아에서 온 맥주다.



와북카는 신기한 술 집합소-.-





Jame Boag's Premium Lager


진한 맥아 맛과 은은한 홉 향이 기억에 남는 라거.

파인 다이닝, 혹은 프리미엄 바에 어울릴 만한 품격이다.


타즈매니아는 와인 뿐만 아니라 맥주도 잘 만드는구나.





요 펭귄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시장에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즐거웠던 와인북카페 모임.


오늘도 타임 랩스를 경험한 듯... 시간도 너무 빨리 흐르고 술도 엄청 많이 마셨다.

너무 즐거웠지만 집에 와서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는 ㅎㅎㅎㅎ



조만간 또 봬요~~~

좋은 음악과 함께, 혹은 좋은 술과 함께.






20161124 @ 와인북카페 (논현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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