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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TO OL, Black Bouble Black Ale / 투올 블랙 보블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12. 2.


어머니 생신을 맞아 집에서 가볍게 샤브샤브에 라거 몇 잔 마시고 초코 키리슈 케익에 다시 꺼먼 맥주 매칭. 스톤 조코베자를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내버리고 다시 꺼낸 까만 맥주는,





응? 넌 이름이 뭐니?  꽃게랑이에요;;;;;





투올(투욀?, TO ØL)에서 만든 맥주인데 레이블 전체가 텍스트로 이루어져 있어 제목을 찾기가 힘들다. 





자세히 보니 문장 뒤의 글자들이 이미지 파일 확장자명이다. TIF, PSD, AI...  제목들은 뭔가 크리스마스적인 것들인데 일부는 좀 기괴스럽기도 하고... 흠흠.





맥주 이름은 우측 상단에 조그맣게 적혀 있다. 근데 스타우트 혹은 포터가 아니라 블랙 에일(Black Ale)이네. 카르다몸(cardamom)과 오렌지 필을 첨가하여 양조했단다. 카르다몸은 생강과의 향신료로 일반적으로 종자와 꼬투리 형태로 유통된다. 소두구라고도 하며 식재료나 화장품용으로 널리 사용되는데 맛은 새콤달콤하고 톡 쏘는 생강향을 풍긴다고. 빈둥빈둥 이리뒹굴 저리뒹굴... 크리스마스용 맥주다.





그런데 한글 백레이블에는 정제수, 맥아, 밀, 호프, 효모만 표시되어 있다.  왜죠?





TO ØL, Black Bouble Black Ale / 투올 블랙 보블


맑은 콜라빛에 얹어지는 풍성한 브라운 헤드. 처음부터 산미가 활활 살아나는 원두커피 같은 인상 덕분에 제법 높은 알코올(8%)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볍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이름을 굳이 '스타우트'나 '포터'가 아니라 블랙 에일이라고 붙인 이유를 왠지 알 것 같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유산향에 볶은 커피, 드라이한 느낌에 제법 씁쌀한 피니시지만 달싹한 캬라멜 힌트가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함께 먹은 초코 키리슈 케익과 너무 잘 어울린다. 앞서 조코베자가 케익을 복합적인 풍미와 힘으로 찍어눌렀다면 블랙 보블은 케익의 맛과 향을 살려주면서 잘 어우러진달까.  



투올의 맥주 역시 실망시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겨울의 휴일용으로 몇 병 더 구매해야 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ps. 어제의 음주로 몸이 힘들어서 조금만 마시려고 리델 싱글 비늄 몰트 위스키 글라스를 썼는데 한모금씩 홀짝대기 제법 괜찮다. 앞으로도 스타우트/포터를 천천히 홀짝이고 싶을 때 종종 이용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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