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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와랑 모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9. 6. 30.

오랜만에 편하게 집에서 포트럭 파티. 

 

 

우리가 2006년부터였던가, 2008년부터였던가. 모두 모이길 기다리며 일단 샴페인부터.

 

 

 

Champagne Andre Clouet, Millesime 2009 Brut  이스티 뉘앙스와 브리오슈 풍미가 잘 살아나는 잘 익은 빈티지 샴페인. 결혼 빈티지라 사 놓았는데 와이프랑 같이 좋은 자리에서 열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싱싱한 우니.

 

 

 

오이에 무순까지 풀세트로 준비해 오셨다. 대단함.

 

 

 

맛있는 김밥도 사 오시고.

 

 

 

요 김밥은,

 

 

 

요렇게 우니를 올려먹어도 별미. 호사스런 김밥ㅋ

 

 

 

스시 세트도 함께.

 

 

 

화이트 와인용 풀세트 완성.

 

 

먼저 칠링된 Murrieta's Well, The Whip 2016. 리버모어 밸리의 화이트 블렌드인데 소비뇽 블랑, 세미용, 샤르도네, 오렌지 뮈스카, 비오니에 등 5가지 품종이 사용됐다. 풋풋한 풀 내음과 향긋한 꽃과 각종 과일향이 어우러지는 이런 스타일의 캘리포니안 블랜드를 마시면 근심 하나 없이 바르게 큰 부자집 아이들이 떠오른다 ㅎㅎ

 

 

Ilatium di Morini, Campo le Calle Soave 2016. 사진을 못 찍어서 공병 수거봉지에서 다시 꺼내 사진을 찍음;;; 식물성 뉘앙스와 미네랄, 아몬드 같은 가볍고 쌉쌀한 견과 뉘앙스가 중성적으로 살짝 드러나는 핵과 풍미와 균형을 이루는 선이 굵고 비교적 구조감 있는 타입의 소아베인데, 현재는 수입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쉽... 풍미 좋은 흰살생선 초밥과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돈암시장 순대. 이집 순대는 정말 맛있다. 간이나 오소리감투, 허파 등 내장도 질이 좋고. 

 

 

 

프렌치 순대, 메종 조의 부댕 누아.

 

 

 

이즈니 버터에 구워서 먹었더니 버터 특유의 달콤한 고소함이 더해져서 좋다. 지난 번 데쳐서 먹었을 때보다 훨씬 나은 듯.

 

 

 

영춘옥 따귀. 고기도 실하지만 국물 또한 진국이더라.

 

 

 

육류 안주들이 속속 등장하니 레드를 마실 때가 되었다.

 

 

 

첫 번째 타자, E. Guigal, Cote Rotie La Mouline 1986.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는 코르크.

 

 

 

숙련된 소믈리에 출신 최과장님이 아소를 이용해서 깔끔하게 오픈.

 

 

 

코르크 상태가 괜찮다. 이런 명작 와인을 만나게 될 줄이야...

 

 

 

30년을 훌쩍 넘긴 와인이지만 상태가 상태가 너무 훌륭하다. 붉은 빛 비치는 가넷 컬러에 검은 세디먼트가 많이 섞여 있긴 했지만 숲속에 들어간 듯 상쾌한 허브와 복합적인 부엽토, 시나몬 같은 스윗 스파이스의 섬세하고 고혹적인 레이어가 인상적이었다. 맛있는 안주와 술술 들어가던 술의 속도를 저절로 늦춰 버림. 다들 천천히 한 잔을 즐겼다. 

 

 

 

다음 와인 등장. 와인메이커(오너?)의 사인을 받은 보틀.

 

 

 

Beni di Batasiolo, Barolo Riserva 2006.  적절히 익었으면서도 아직 생생한 젊음을 보여준 바롤로 리제르바. 상대적으로 매끈하고 부드럽게 술술 잘 넘어갔다. 마치 몸도 마음도 잘 관리한 대형 기획사의 중견 여배우를 보는 듯. 

 

 

 

아니 이런 와인이 막 나와도 되는지 보르도 베스트 빈티지의 베스트 생산자... Chateau Montrose 2005 Saint-Estephe. 14년이나 지났는데도 막 생산된 와인처럼 검붉은 과일 풍미가 생생하다. 풍만하게 느껴지는 미디엄풀 바디에 풍부하면서도 쫀쫀한 탄닌이 더해져 만들어내는 양감. 토양, 혹은 볶은 커피 같은 뉘앙스 또한 매력적이다. 시음적기가 2025년부터 2065년까지라던데.... 충분히 그럴 만한 와인이 아닐까 싶다. 

 

 

 

내 셀러에서 나온 Chateau Lynch Bages 2008 Pauillac.  러닝 빈티지를 산 거니까 셀러링 한 지 대략 8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시원한 민트 향과 블랙커런트 같은 붉은 과일이 얇고 가늘게, 하지만 힘있게 드러난다. 비유하자면 철사 같은 인상. 탄닌도 거칠진 않지만 탄탄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무엇보다 산미가 기가막히게 받쳐 준다. (미디엄)풀 정도의 바디에 섬세하면서도 힘찬 느낌. 와, 이것 참 물건이다. 이 녀석도 대략 10년 이상은 넉넉히 묵힐 수 있을 것 같은데.

 

 

 

빈티지의 차이도 있겠지만 지역과 생산자의 차이가 스타일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듯 하다. 랭슈 바슈는 꼿꼿하고 힘차며, 몽로즈는 풍만하며 부드럽다. 나는 일단 몽로즈의 손을 들어줬지만 두 와인 모두 넘나 매력적인 것.

 

 

안주들도 훌륭하다. 메종 조의 빠테와 소시송, 잠봉을 메인으로,

 

 

 

소금집의 소시송과 스모크드 체다 치즈, 그리고 마트에서 사온 페코리노 로마노를 곁들임.

 

 

 

나중엔 소금집 파스트라미와 살라미 꼬또 추가.

 

 

 

타르틴 베이커리의 바게트와 사워 도우. 샤퀴테리에 올려먹으면 JMT이 무슨 뜻인지 절로 확인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Jayer-Jilles, Bourgogne Hautes Cotes de Beaune 2008. 깨소금 같은 고소함과 복합적인 뉘앙스는 여전. 오크 풍미가 예쁘게 잦아들어서 더욱 매력적이다.

 

 

 

선주후면. 아마트리치아나, 아니 야매트리치아나.

 

 

 

소금집 판체타와 페코리노 치즈, 방울토마토로 맛을 냈다. 소금집 관찰레가 솔드아웃이어서 아쉽... 그래도 먹을 만은 해서 다행이다;;; 

 

 

 

야매트리치아나와 곁들인 Castell'in Villa, Chianti Classico 2014. 와인은 물론 맛있었지만 와인 얘기보다 와인 주변의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귀티가 흐르는 은발의 오너 할머니 얘기부터 엥간한 BdM에 육박하는 가격에 이르기까지. 결국 이 와인이 한국 시장에서 통하겠냐는 얘기로 귀결.  마지막 병이라 와인이 살짝 남았으니 요건 별도 포스팅을 해야겠다.

 

 

 

베테랑의 메밀소바로 마무리. 절로 해장이 되는 듯 하다.

 

 

 

1시부터 8시까지, 6명이서 9병. 결국 모임 시작하면서 각 1.5병은 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아닌 농담이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별로 안 힘든 건 왜죠? 선주후면효과? 마지막에 먹은 우콘파워의 힘?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수다 많이 떨면서 고급진 음식들을 편안하게 먹고 마셔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역시 최고의 와인 안주는 사람이다. 와인부터 음식, 분위기, 사람에 이르기까지 더할 나위 없었다. 아, 베제카 빠진 게 옥의 티? ㅋㅋ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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