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마지막 날.
와인 한 잔 안할 수 없지.
부모님이 텃밭에서 손수 재배하신 찰토마토에
신선한 베제카 올리브 오일과 화이트 발사빅 비네가를 뿌리고
그라노파다노 치즈를 듬뿍 갈아 올렸음.
그리고 냉장고에 일주일째 처박혀 있던 항정살 한 팩 구워주시고,
Lange, Pinot Noir 2011 Willamette Valley
검은 기운 감도는 옅은 체리 레드 컬러.
향을 맡으면 검붉은 체리와 가벼운 블랙 커런트, 그리고 특징적인 감초 향이 강하게 피어난다.
입에 넣으면 은은한 베리 풍미와 함께 미네랄 뉘앙스, 버섯 힌트와 가벼운 허브, 모카커피 피니시.
붉은 베리와 체리 중심의 과일은 농익었으나 과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 수록 드러나는 토스티 오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미는 적절히 살아있고 적절한 바디와 구조감이 나름의 힘을 느끼게 한다.
요소 요소가 잘 갖춰진 맛있는 오레곤 피노 누아.
국내에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소개된, 애정하는 랭(Lange) 에스테이트의 매력적인 피노 누아다.
부르고뉴의 피노를 좋아하는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타입이다.
요거 보다 윗 급인 리저브 피노 누아도 괜찮다... 토스티 오크와 모카, 감초의 특성을 공유한다.
2011년은 이들의 25주년 기념 빈티지.
지금이 딱 먹기 좋은 상태이고 몇 년 더 묵혀도 괜찮을 듯 하다.
그런데 배경이 피자로 바뀌었넹?
실은 휴가 시작 시점에 동네 피자와 함께 두어 잔 먹었더랬다.
그러니까 오픈해서 두 잔 정도 마신 후 원래 스크류캡으로 막아서 1주일동안 냉장고에 보관한 건데
나중에 마셨을 때도 풍미의 변화가 적었고 아주 맛있게 마셨다.
물론 그 기간 동안 냉장고를 열지 않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나름 힘도 있는 타입인 듯.
오뜨 꼬뜨 드 뉘(Hautes Cotes de Nuits)를 비롯한 벵상 르구(Vincent Legou)의 부르고뉴 와인들,
도멘 드루엥의 던디 힐 피노 누아(Domaine Drouhin Dundee Hills Pinot Noir) 등과 함께
마트에서 괜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밸류 피노누아 중 하나로 인정.
데일리/위클리급 피노 누아는 확실히 ㅅㅅㄱ가 강하긴 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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