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네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 & 짜장, 짬뽕.
서울 어딘가 호텔 출신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정말 음식 맛깔나게 잘 하신다.
갈 때마다 맛이 미세하게 바뀌는 게 외려 더 신뢰도를 높이는.
어쨌거나 이젠 단골이 되어서 와인도 가져가 마실 수 있게 되었음.
보냉팩을 씌워서 가져간 이 와인은.
병목에 선명한 미구엘 토레스 칠레(Miguel Torres Chile) 로고가.
토레스 와인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처음 보는 와인이다.
산타 디그나 우바 파이스 스파클링 로제 브뤼(Santa Digna Uva Pais Sparkling Rose Brut NV).
백레이블에서 설명하고 있는 대로 파이스(Pais)는 16세기 경 칠레에 처음 들어온 유럽 포도 품종이다.
오래 전부터 수도사들이 미사용으로 재배하였고 최근까지도 재배량은 제법 되었지만
고품질 와인 생산에는 맞지 않는 품종으로 인식된 것으로 알고 있다.
백 레이블 마지막 문장과 전면 레이블의 페어 트레이딩(Fair Trade) 로고를 보면
요 스파클링 로제 파이스는 현재 파이스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를 지원하려는 의도 또한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맥주잔에 따르니 약간 거친 기포가 솟아오른다.
컬러는 이쁜 살구색에 가볍게 핑크 뉘앙스가 어우러진 반짝이는 컬러.
흔히 말하는 로제 골드 같기도 하다... 상당히 마음에 든다.
Miguel Torres, Santa Digna Uva Pais Sparkling Rose Brut NV
은은한 제비꽃 향에 레드 베리, 자두 등의 향이 가볍게 스친다.
입에서는 레몬 산미가 잘 살아있어 깔끔하고 신선하며 생동감이 느껴진다.
조금 아쉬운 점은 이스트 풍미의 고급스러운 뉘앙스와 힘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그래도 컬러와 생동감만으로 그 가치는 충분한 와인.
이 역시 겨울 보다는 봄이나 여름에 잘 어울릴 와인으로
벚꽃 필 무렵 피크닉이나 한여름 물가에서 다양한 과일들과 즐기면 좋지 않을까 싶다.
찾아보니 리 숙성은 9개월 정도 짧게 했고
포도는 마울레 밸리(Maule)과 비오비오(Bio Bio) 등 건조한 지역에서 수급하고 있다.
토레스에서는 별도의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 인 듯.
그날 저녁 영양부추 차돌박이 샐러드와도 함께했는데 중식 보다는 이쪽과 잘 어울렸다.
탕수육의 단맛이나 짬뽕의 매운 맛에는 조금 밀리는 느낌이었다면
차돌박이와는 느끼한 기름의 느낌을 에스텔라도가 깨끗이 씻어주면서도
섬세한 풍미는 얇은 차돌박이의 두께에 지지 않았달까.
결국 남은 와인을 다 비웠음.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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