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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타우라시 vs. 가티나라/바롤로/바르바레스코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9. 11.

'남부의 바롤로'라고 부리는 타우라시(Taurasi)와 진짜 바롤로(Barolo), 바르바레스코(Barbaresco), 그리고 가티나라(Gattinara)를 함께 마셔 봤다. 한마디로 알리아니코(Aglianico)와 네비올로(Nebbiolo)의 비교 테이스팅.

예전엔 왜 타우라시를 남부의 바롤로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갔었다.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고 느꼈기 때문. 하지만 잘 숙성된 타우라시를 마시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향긋한 꽃향기와 감초 같은 스파이스, 부엽토 아스팔트 내음 감도는 미네랄 등이 바롤로와 상당히 유사했기 때문. 그래서 제대로 비교해 보고 싶었다.

청간막국수에 다양한 음식들에 곁들여 마셨는데, 음식 사진을 하나도 안 찍은 건 함정;;

 

Inama, Vin Soave Classico 2021

향긋한 꽃향기와 은근한 미네랄, 청사과와 시트러스의 신선한 풍미가 코에서부터 입으로,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깔끔하고 개운한 최고의 소아베. 줄기를 제거한 가르가네가 100%를 SO2 첨가 없이 16-18°C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8시간의 짧은 침용을 거쳐 발효한다. 이나마 와인은 뭘 마셔도 실망스럽지 않다.

 

 

Inama, Vigneti di Foscarino Soave Classico 2018 / 이나마, 비네티 디 포스카리노 소아베 클라시코 2018

소아베의 맹주 중 하나인 이나마의 아이콘급 소아베, 비네티 디 포스카리노 소아베 클라시코(Inama, Vigneti di Foscarino Soave Classico). Home - INAMA Siamo una famiglia che produce vino da oltre cinquant’anni come unica 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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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마에 대한 설명은 위 포스팅 참고. 

 

Chionetti, Dogliani Briccolero 2019

향긋한 바이올렛 꽃향기와 라즈베리,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가 풋풋한 허브 뉘앙스와 함께 가볍고 신선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영롱한 신맛, 가벼운 타닌이 산뜻한 미감을 선사한다.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어린 느낌. 편하게 마셨지만 최상급 돌리아니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수확한 포도를 대부분은 시멘트 탱크에서, 일부는 커다란 프렌치 오크 캐스크에서 약 1년 정도 발효 및 숙성한다. 브리콜레로는 남동향인 포도밭으로 주로 오전에 햇볕을 받기 때문에 포도의 산미가 잘 유지된다. 매우 건조한 기후에 경사가 깊어 내부의 하얀 석회질 토양이 그대로 드러난다. 

 

 

키오네티(Chionetti) 버티컬 테이스팅 디너 @라 모라

피에몬테 돌리아니(Dogliani)의 명가, 키오네티(Chionetti) 버티컬 테이스팅 디너.5대손 니콜라 키오네티(Nicola Chionetti) 씨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즐거운 자리였다. 솔직히 돌체토(Dolce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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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쯤 니콜라 키오네티와 함께 한 디너에서 버티컬 테이스팅을 했었는데, 돌체토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돌리아니(Dogliani)는 10년 이상 숙성할 수 있는 장기 숙성형 돌체토.

 

Travaglini, Gattinara Tre Vigne 2015

색이 많이 바랜 옅은 가넷 루비 컬러. 달콤한 오크 바닐라와 향긋한 붉은 꽃 향기, 감초, 토스티 뉘앙스. 입에서는 산뜻한 신맛과 영롱한 미네랄이 붉은 자두, 베리 풍미가 어우러져 섬세하고 우아한 미감을 선사한다. 피노 누아와 네비올로의 장점을 섞어 놓은 것 같은 느낌. 잘 익은 네비올로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날 최고 인기 와인이었다. 

네비올로 100%를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5-18일 발효 및 침용한다. 이후 커다란 슬라보니안 캐스크에서 40개월 숙성하는데, 20%는 따로 10개월 정도 작은 배럴에서 숙성한다. 병입 후 8-10개월 추가 숙성한다. 참고로 가타리나 와인은 네비올로를 최소 90% 이상 사용해야 하며, 우바 라라(Uva Rara)를 최대 10%, 베스폴리나(Vespolina)는 최대 4%까지 블렌딩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가티나라는 보통 네비올로만 사용한다. 숙성 기준은 오크 숙성 24개월 포함 최소 35개월 이상이며, 리제르바(Riserva) 와인의 경우 오크 숙성 36개월 포함 최소 47개월 이상이다. 

1920년대에 클레멘테 트라발리니(Clemente Travaglini)가 설립해 4대를 이어오고 있다. 가티나라 포도밭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유력 생산자다. 트라발리니는 싱글 빈야드를 믿지 않았다. 그는 블렌딩을 통해 그가 원하는 복합미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고 이는 가족의 철학이 되었다. 그들의 와인은 수십 년 동안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숙성이 가능하며 리제르바는 장기 숙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트레 비녜는 비교적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트라발리니 와인은 특이한 병에 담겨있다. 병입을 시작한 1958년, 지안카를로 트라발리니(Giancarlo Travaglini)가 이 병모양을 고안해 냈다. 저장도 쉬울 뿐 아니라 푹 파인 부분을 아래로 향하게 하여 세디멘트를 거르는 디캔팅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뉴욕의 MoMA에도 전시된 바 있을 만큼 트라발리니의 시그니처다.

 

이제는 타우라시를 마실 시간.

Feudi di San Gregorio, Taurasi 2014

짙은 검보랏빛 컬러. 코를 대니 바이올렛 아로마, 검은 베리 풍미와 함께 다크 초콜릿 뉘앙스가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니 매끈한 타닌이 벨벳 같은 질감을 선사하는데 아뿔싸, 너무 어린 느낌이다. 복합적이고 미묘한 숙성 부케가 전혀 없다. 와, 10년 숙성한 와인이 이런 수준이면 얼마나 더 숙성해야 하는 건지... 어쨌거나 이렇게 어린 느낌이면 제대로 비교하려던 의도에 맞지 않는다. 숙성된 타우라시여야 비교가 될 텐데ㅠㅠ

페우디 디 산 그레고리오의 기본급 타우라시는 미디엄 토스트 프렌치 바리크에서 18개월 숙성 후 병입해 8개월 추가 숙성한다. 타우라시는 알리아니코 품종을 대표하는 와인인데, 사실 허용된 레드 품종을 15%까지 블렌딩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생산자들은 알리아니코 100%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숙성은 일반급 3년 이상(오크 숙성 1년 이상), 리제르바 4년 이상(오크 숙성 18개월 이상)이다.

 

Feudi di San Gregorio, Taurasi Riserva Piano di Montevergine 2014

컬러는 기본급과 유사한데, 좀 더 향긋한 붉은 꽃향기가 두드러지며 입안에서의 질감 또한 훨씬 부드럽고 우아하다. 입에서는 검붉은 베리 풍미와 은은한 바닐라 뉘앙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스위트 스파이스와 플로럴 뉘앙스가 긴 여운을 선사한다. 기본급과의 차이는 숙성 시 미디엄 토스트 프렌치 바리크와 함께 50 헥토리터 배럴을 함께 사용했고, 오크 숙성 또한 18-24개월로 조금 더 길다. 병입 숙성 또한 24개월로 더 길다. 아마 품선택한 배럴 자체가 기본급보다는 확연히 좋았을 듯.

이것도 기본 타우라지보다는 더 마시기 편했지만, 숙성 부케를 드러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듯 싶다. 빈티지로부터 최소 15년은 지나야 할 것 같다.

 

 

Feudi di San Gregorio, Greco di Tufo 2018 & Fiano di Avellino 2018 / 페우디 디 산 그레고리오, 그레코 디 투포 201

이 아이는 커서... (사실은 죽어서;;;) 맛있는 회가 됩니다. 사실은 돌돔 회를 먹고 싶었는데, 연말 대목이라 그런지 바가지를 씌우려고 하더라. 다른 집을 돌아보려다가 날도 춥고 해서 그냥 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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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우디 디 산 그레고리오는 이태리 남부의 유력 생산자다. 타우라시는 물론 다양한 화이트 & 레드 와인을 만든다. 고전적인 타일 문양의 레이블 또한 매력적.

 

코르크는 둘 다 DIAM 10을 썼다. 그렇지... 타우라시는 기본이 10년 이상이지. 앞으론 무조건 15년 이상 숙성해서 마실 거다.

 

비교군인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Boroli, Barolo 2014

약과나 유과 같이 구수하고 달콤한 풍미와 시나몬, 곶감, 감초 뉘앙스, 미네랄 힌트가 곁들여진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향과는 달리 입에서는 첫인상이 살짝 밋밋해서 아쉬웠다. 그래도 촘촘한 타닌의 질감과 은은한 오크 뉘앙스가 어느 정도 보완하는 느낌이고, 마실 수록 괜찮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0-12일 발효 및 침용 후 작은 오크 배럴로 옮겨 젖산 발효 및 지속적으로 랙킹을 한다. 이후 1500-2500리터 대형 오크통과 작은 오크통에서 2년 이상, 병입 후 추가 1년 숙성한다. 보롤리는 1831년부터 피에몬테에 뿌리를 둔 가족 기업으로, 처음에는 다른 일에 종사했지만 1997년부터 와인업에 뛰어들었다. 기반은 카스틸리오네 팔레토(Castiglione Falletto). 현재 오너 와인메이커 아칠레(Achille)는 생산량을 줄이고 현대적인 기술을 도입했으며 개입을 최소화하고 중성적인 오크통을 활용해 포도밭의 테루아를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Sorelle de Nicola Feyles 'Vigna Montesommo' Barbaresco Riserva 2014

알싸한 미네랄과 '자연스러운' 느낌이 특징적으로 드러나며, 비누향이 연상되는 플로럴 뉘앙스와 석고 미네랄이 조화를 이룬다. 입에 넣으면 바디는 미디엄 풀 정도로 가볍지만 은근히 깔깔한 타닌이 생생한 신맛과 함께 제법 날 선 구조감을 형성한다. 새콤한 붉은 베리, 체리 풍미와 어우러지는 꿈꿈한 동물성 뉘앙스 또한 굿. 복합적인 여운이 매력적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

손 수확한 포도를 상온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0일 동안 발효 및 침용한다. 침용 중에는 지속적인 펌핑 오버를 통해 컬러와 풍미를 충분히 끌어낸다. 이후 30-50 헥토리터 슬라보니안 캐스크에서 24개월 숙성한 후 정제 및 여과 없이 병입해 추가 24개월 숙성한다. 마리아 페일레스(Maria Feyles)와 그녀의 사위 안토니오 드 니콜라(Antonio de Nicola)가 1964년 바르바레스코의 네이베(Neive)의 몬테솜모(Montesommo) 포도밭을 구입하며 시작한 와이너리. 현재는 약 7ha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네비올로(Nebbiolo)는 물론 바르베라(Barbera), 돌체토(Dolcetto)로 약 50,000병의 와인을 생산한다. 와이너리는 전통 양조 방식으로 품종과 떼루아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포도알이 햇빛에 잘 노출되도록 나무 사이의 간격을 넓히고 높이를 높게 유지한다.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가벼운 쟁기질로 잡초를 관리한다. 슬라보니안 캐스크에서 배양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해 긴 숙성기간을 거쳐 출시한다. 바르바레스코 등 네비올로 와인의 경우 일반적으로 촘촘한 타닌과 견고한 구조를 지닌 풀 바디 와인이다.

 

마무리로 Dalva 20 Years Porto. 10, 20, 30, 40년 숙성 토니 포트 세트를 사서 20년을 마지막으로 마셨는데, 20년 과일 풍미와 너티, 산화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가장 맛있었다.  

 

아, 진짜 마지막은 이거... ㅎㅎㅎ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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