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루드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Prelude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자타공인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으로 꼽히는 아트 시리즈 샤르도네(Art Series Chardonnay)로 유명한 르윈 에스테이트(Leeuwin Estate)가 만드는 와인이다.
간략한 와이너리 소개는 위 포스팅 참고. 내 깜냥으론 아트 시리즈 샤르도네는 무리. 개구리 올챙이 쩍 생각하기 좋은 아트 시리즈 리슬링(Art Series Riesling) 정도가 적당하다. 이 와인도 좋은 가격에 할인하고 있길래 구매.
아무리 트위스트 캡이 코르크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얘기해도 왠지 모르게 고급 와인에 트위스트 캡은 어색하다. 하지만 호주, 뉴질랜드 와인에 코르크 캡은 너무나 당연해졌다. 앞서 언급한 아트 시리즈 샤르도네는 물론 헨시케 힐 오브 그레이스(Henschke Hill of Grace) 같은 위대한 와인들도 스크루 캡을 쓰니까.
프렐루드 빈야드는 아트 시리즈의 세컨드 와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소유한 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 품종 특성과 지역성을 드러내는, 출시 직후에도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고. 하지만 숙성 잠재력도 충분해 10년 이상 셀러링 가능하다. 샤르도네와 카베르네 소비뇽 두 가지를 출시하는데 카베르네 소비뇽은 2012년 빈티지까지는 메를로(Merlot)를 블렌딩하다가 2013년부터 카베르네 소비뇽 단독으로 바뀌었다고.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2013년 빈티지에 92점을 주며 바로 즐겨도, 더 숙성해도 좋다고 했다. 와인 앤수지애스트도 90점을 매기며 2025년까지가 시음 적기라고 했으니 5-10년 정도의 숙성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결과론이지만 마셔보니 앞으로 10년 정도는 충분할 것 같은 느낌. 2013년은 개인적으로도 의미있는 해라서 좀 더 묵혀볼까 했는데, 너무 뜸을 들이는 것보다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게 나을 것 같아 오픈했다. 그리고 충분히 즐거웠음.
레이블도 참 아름답다. 곱게 트레이닝된 고목에 음표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이는 매년 와이너리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음악 콘서트들을 축하하는 의미라고.
와인 풍미와 의미에 대한 백레이블의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
Leeuwin Estate, Prelude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2013 Margaret River
르윈 에스테이트 프렐루드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2013 마가렛 리버
검붉은 빛이 감도는, 진하면서도 맑은 루비 컬러. 코에서는 블랙커런트와 자두, 붉은 베리 아로마와 함께 매콤한 스파이스와 싱그러운 허브, 삼나무, 흑연, 그리고 말린 담배 잎과 가벼운 숙성 부케가 느껴진다. 입에 넣으면 검붉은 체리와 작은 붉은 베리 풍미를 중심으로 검은 베리 뉘앙스가 살짝 더해진다. 무엇보다 생생한 신맛과 촘촘하지만 부드러운 타닌이 일품이며, 완숙한 과일의 느낌이지만 드라이한 미감이 클래식 보르도 같은 인상을 남긴다. 밸런스와 구조감 모두 훌륭한, 친근함과 품격을 모두 갖춘 와인. 한 병 더 사고 싶다.
LA 갈비와도 궁합이 좋았음. 원래 호주 쉬라즈와 페어링하고 싶었지만 가진 게 없어서 호주 카베르네를 대타로 새운 건데 매우 성공적.
고추 장아찌와도 굿. 삼각 페어링이랄까 ㅋㅋㅋㅋㅋ
확실히 내 취향은 호주 중에서는 마가렛 리버 등 서쪽인 것 같다. 서호주 지역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레드 블렌드는 거의 실망이 없는 듯. 한국에서 만나기 어렵다는 게 문제지만. 다음에 보이면 또 사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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