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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칵테일·홈텐딩

4가지 토닉워터 비교 & 추천: 피버 트리(Fever-Tree), 토마스 헨리(Thomas Henry), 진로, 초정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0. 10.

요즘 진토닉(Gin & Tonic)에 푹 빠져 있다 보니 토닉 워터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몇 년 전만 해도 가장 싫어하는 주류 중 하나가 진이었는데, 이렇게 토닉 워터 리뷰까지 하게 될 줄이야... 인생사 모르는 거다.

 

개인적으로 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토닉 워터는 초정 토닉워터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인터넷으로 250ml 60캔에 2만 원도 안 하니 값도 싸고 편리해서 사용하게 되었는데, 사용해 보니 맛도 제법 깔끔한 것 같아서 재구매까지 했다. 물론 절반 이상은 애들이 음료수처럼 마시고 있지만;;; 

 

진로 토닉워터도 개당 300원 정도로 비슷한 가격이지만 왠지 잘 안 사게 된다. 몇 번 마셔봤는데 왠지 취향에 안 맞았고, 술집에서 일품 진로나 한라산 말아마실 때나 접하다 보니 편견이 강화되었달까. 그래서 이번에 직접 비교 후 판단하려고 비교 라인업에 넣어 보았다. 

 

하지만 주인공은 역시 요 두 녀석, 토마스 헨리 토닉워터(Thomas Henry Tonic Water)와 피버 트리 인디언 토닉워터(Fever-Tree Indian Tonic Water)다.

 

 

최고의 토닉 워터, 피버 트리(Fever-Tree)

맛있는 진토닉(Gin & Tonic) 마셔보겠다고 직구로 구매한 피버 트리 인디언 토닉 워터(Fever-Tree Indian Tonic Water). 진토닉 좀 말아봤다는 분들에게는 단연 최고의 토닉 워터로 꼽힌다. 성인이라면 흔히

wineys.tistory.com

피버 트리 인디안 토닉워터는 별도로 리뷰를 했는데 상당히 깔끔하고 섬세하면서도 상큼한 시트러스와 달콤한 과일 풍미가 은은하게 뒤를 받쳐 주는 최상급 토닉워터다. 직구로만 구할 수 있는 데다 150ml 캔 하나에 2천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품질을 생각하면 감수할 만하다.

 

토마스 헨리 토닉 워터는 예전에 보타니스트 진과 함께 마셔 본 적이 있다. 진의 맛을 잘 살려주는 확실히 좋은 토닉이었다. 요건 국내에 정식 수입되고 있는데, 가격이 인터넷 기준 병당 2천 원대 중후반 수준이다. 거의 피버 트리 직구 값에 필적하는 높은 가격. 용량이 피버 트리보다 50ml 많긴 하지만, 어차피 한 번에 다 사용하는 것이므로 별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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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비교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캔 당 3백 원 남짓 하는 국산 토닉워터와 캔/병 당 2천 원을 훌쩍 넘는 수입산 토닉워터의 가성비(혹은 가심비) 대결이다. 여덟 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수입산 토닉 워터를 사용할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물론 어떤 것이 내 취향에 가장 잘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겠지.   

 

일단 토닉 워터 자체 맛 비교. 얼음이나 진을 섞지 않고 토닉 워터만 작은 잔에 따라 마셔 보았다. 

 

먼저 토마스 헨리 토닉워터. 은은한 레몬 라임 향이 감도는 게 단내를 뺀 스프라이트 같은 향이다. 입에 넣으면 쌉쌀한 맛과 드라이한 인상이 처음부터 확연히 드러나는데, 목 넘김 후에는 은은한 단맛이 느껴져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밸런스가 좋아 편안한 토닉 워터.

 

원재료는 정제수, 설탕, 탄산가스, 구연산, 천연향료(레몬향, 퀴닌향), 비타민C. 전반적으로 천연향료를 이용해 맛을 냈다. 퀴닌 풍미 또한 천연 향료로 냈는데, 성분 자체는 들어있지 않은 것 같다. 당 함량은 200ml에 18.6g.

그리고 백 레이블을 수입 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에서 붙여서 수입하는 걸 보니 의외로 국내 판매량이 적지 않은 듯. 

 

두 번째는 피버 트리 인디안 토닉워터. 버블이 가장 섬세한 느낌이다. (국산 토닉 워터들과 비교해도 그렇다.) 상큼한 라임 향과 달콤한 서양배 향이 명확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은은하게 감돈다. 입에서도 의외로 시트러스와 핵과 등 과일 풍미가 확연히 살아나는데, 그래서 달지 않은데도 왠지 단맛이 느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입에서의 느낌은 확실히 드라이하며 쌉쌀한 맛 또한 목 넘김 후에나 서서히 드러난다. 깔끔하고 섬세한 느낌의 토닉워터로 마실 수록 다음 모금을 부르는 느낌이다.

 

원재료는 탄산 샘물(carbonated spring water), 설탕, 구연산, 천연 퀴닌을 포함한 천연 향료. 역시 천연 재료로만 맛을 냈다. 당 함량은 100ml 당 7.1g. 200ml로 환산하면 14.2g이니 토마스 헨리보다 당 함량이 훨씬 적은데도 오묘하게 피버 트리가 더 달게 느껴진다. 아마도 시트러스와 서양배 같은 과일 풍미가 조금 더 명확하고 쌉쌀한 맛이 처음부터 전면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특이점은 다른 토닉에는 5~8mg 정도 미세하게 포함되어 있는 나트륨 성분이 전혀 표기되지 않았다는 것.

 

다음은 진로 토닉워터. 자극적인 시트러스 껍질의 느낌과 사이다 같은 향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상당히 둥근 미감. 4종의 토닉워터 중 가장 볼륨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청량음료 정도는 아니어도 처음부터 확연히 느껴지는 단맛. 그 때문인지 깔끔함이 부족하고 뭉툭한 느낌이 든다. 쌉쌀함은 나중에나 살짝 드러나는 정도. 그나마도 목 넘김 후엔 달달함에 묻혀 버리는 느낌이다. 역시나 가장 취향에서 멀다. 

 

원재료는 정제수, 기타과당, 설탕, 탄산가스, 글리세린, 토코페롤(혼합형), 효소처리루틴,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합성향료 3종, 천연향료 2종, 산도조절제 2종, 비타민E. 수입 토닉에 비해 뭔가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사용했다. 최낙언 님의 <맛 이야기>를 읽은 후로 합성향료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뭔가 맛을 내려고 손을 많이 댔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아마 바디감이 가장 강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바로 글리세린 때문이었던 듯. 게다가 당 함량도 250ml에 25g이니까 상당히 많다.

 

마지막으로 초정 토닉워터. 가장 익숙한 맛이다. 진로에 비해서는 확실히 시트러스 풍미가 날카롭게 드러나는 듯. 입에서도 레모나 같은 신맛이 확실하게 도드라져 드러나는 단맛을 잠재운다. '강제적으로' 조금 더 깔끔해지는 느낌이랄까. 

 

원재료는 정제수, 액상과당, 설탕, 이산화탄소, 구연산, 합성향료(레몬비터향, 토닉향), 구연산삼나트륨. 진로에 비해서는 성분이 단출하다. 맛이 더 심플한 것도 그 이유일 듯. 당 함량은 250ml 기준 28g으로 가장 많다. 그런데도 진로 토닉보다 훨씬 덜 달게 느껴지는 건 아마도 확실한 신맛 때문인 듯.

네 토닉워터의 당 함량만 비교해 보면 100ml 기준 피버 트리 7.1g, 토마스 헨리 9.3g, 진로 10g, 초정 11.2g이다. 애들이 초정 토닉워터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개인 취향은 피버 트리>토마스 헨리>>초정>>>진로 순이다. 일단 진로는 예선 탈락ㅋ 하지만 오디션은 끝까지 진행해야 하니까... 본 게임은 진토닉 테이스팅이다.

 

진은 봄베이 사파이어(Bombay Sapphire)를 썼다. 테이스팅이니 양을 줄여서 진 15ml, 토닉워터 45ml. 1:3의 비율로 섞고 얼음은 3개, 라임주스는 5~6 방울만 첨가했다.  

 

피버 트리 진토닉은 첫 모금부터 섬세하고 깔끔한 인상이다. 진의 영향인지 쌉쌀한 맛은 초반부터 드러나지만 상쾌한 시트러스 풍미와 향긋한 뉘앙스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깔끔한 뒷맛 덕분에 마실 수록 당기는 느낌. 진의 맛을 잘 드러내면서도 토닉 자체의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토마스 헨리 진토닉은 의외로 쌉쌀한 맛이 먼저 드러나지 않으며, 부드럽고 둥근 첫인상을 보인다. 몇 모금 마셔도 온화한 느낌은 유지되는데, 피니시에서 가벼운 쌉쌀함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좀 더 편안하게 마시고 싶을 때 선택할 만한 진토닉.

 

진로 진토닉은... (말잇못;;;) 토닉이 진 맛을 잡아먹는 느낌이다. 뭔가 사탕 같은 것이, 앞의 진토닉들과는 격이 너무 다르다. 아니, 이 경우에는 '틀리다'가 맞는 표현일 지도.

초정 진토닉은 그래도 먹을만하다. 그러니 계속 이용했겠지만. 진로에 비해 확실히 더 깔끔하고 개운한 느낌. 적당한 단맛이 있지만 술술 넘겨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쌉쌀한 맛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역시 아쉬운 부분. 

 

역시 가장 좋은 토닉워터는 피버 트리. 진의 풍미를 가장 잘 살려주면서 토닉 본연의 시트러스/꽃/과일 풍미와 쌉쌀함의 밸런스 또한 가장 조화롭다. 버블감도 적당하고 개인 취향에도 가장 잘 맞는 듯. 하지만 가끔은 달달한 맛이 당길 수도 있으니 초정 토닉워터와 병행해서 사용할 것 같다. 

그리고 위 결론은 어디까지니 개인 의견이다. 술을 잘 안(못) 마시는 와이프에게도 그냥 토닉워터와 진 토닉을 한 모금씩 맛보게 했는데, 의외로 진로 토닉워터와 진로 진토닉을 가장 좋아했다. 진로 토닉워터가 가장 잘 팔리는 이유는 시장 지배력과 유통 파워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남은 진로 & 초정 토닉워터는 아이들의 손으로... 나 어렸을 때는 진로 토닉워터도 제법 쌉쌀해서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인데, 요즘 토닉워터는 맛이 바뀐 걸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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