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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대피소 송년회 @리치런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2. 13.

 

낙원동 리치런치 익선점을 통 대관해서 열린 위스키 꼬냑 클럽 대피소 송년회. 40명 정원이 금세 마감되었고, 식대 4만 원에 BYOB 보틀 1병으로 엄청난 식사와 다양한 라인업의 위스키를 즐길 수 있었던 혜자 모임이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각양각색의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마신 위스키가 넘나 많아서 기억용으로 간단히 인상만 메모.

Courvoisier, Napolenon Fine Champagne Cognac.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캐러멜 같은 풍미가 달콤하게 녹아 나온다. 와, 그냥 술술 넘어가서 첫 잔에 깡술인데도 금세 한잔을 다 비웠다는. 이것이 바로 구형의 위엄?

 

보틀도 레이블도 마음에 쏘옥 든다. 반면 제주 면세점에서 산 트리플 오크는 병만 예쁘... ㅠㅠ

 

Jura aged 18 years. 가벼운 스모키, 곡물, 과일 풍미와 함께 와이니한 뉘앙스가 밸런스를 맞춘다. 주라는 처음 마셔 보는데 균형감이 상당히 좋은 듯. 병 모양과 레이블만 좀 이쁘면 좋은데... 

 

초반이라 백 레이블도 야물게 찍어 주고.

 

40명이라는 제법 큰 규모의 모임인데 늦으시는 분이 거의 없어서 정시에 시작. 

 

Glen Scotia, 1st Fill Bourbon Barrel Cask No. 248. 일명 하이잭 버번. 톡 쏘는 첫인상에 버번 특유의 달큼한 노란 과일 풍미와 세이버리 한 뉘앙스, 약간의 씁쓸한 피니시. 살짝 어린 느낌이 들지만 마시는 순간 맛있다는 느낌이 드는 보틀.


Glen Scotia, 1st Fill Bordeaux Red Wine Hogshead. 일명 하이잭 와인. 체리 같은 붉은 과일과 시나몬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 초콜릿 힌트. 짭조름한 뉘앙스. 개인적으로는 하이잭 버번보다 요 쪽이 내 취향이다. 물론 둘 다 좋지만^^

카페가 광명을 찾는 날, 둘 중 하나를 비틀어야지 ㅋㅋㅋ

 

사실 두 하이잭 보틀들 사이에 찐찐두라가 나왔었다. 최근 짭두라라고 불리는 것의 초초기 버전. The Glenlivet, Nadurra aged 16 years CS. 가볍게 톡 쏘는 스파이스, 삼나무, 버번캐의 노란 과일,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 둥근 질감, 달콤한 피니시의 여운... 처음 향을 맡을 때부터 넘나 좋아서 1시간 정도 천천히 즐겼다.

 

다시 만나기 어려울 귀한 위스키를 투척해 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양념 임연수 구이. 위스키 맛을 좀 가리는 단점은 있지만, 그 맛은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다ㅋ

 

본격적으로 술이 바쁘게 돌기 시작한다. 최대한 골라서 마시려고 했으나 궁금한 게 계속 나오는 바람에... (즐거운 비명)

 

Cadenhead, Original Collection Inchgower aged 12 years. 처음 마셔 보는 독립 병입자 카덴헤드. 꽃술, 허브 같은 향이 향긋하게 드러나며 부드러운 유질감을 타고 감칠맛이 느껴진다. 12년 숙성인데도 왠지 원숙한 느낌.

 

The Glenlivet, Sherry Cask Matured 13 years of age CS. 대만 한정판이라는 글렌리벳 13년 CS.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소 같이 명확한 셰리 캐스크의 (간장) 맛이 느껴진다. 이제껏 마셔 본 글렌리벳 중에서는 가장 농밀하고 강했던.

 

업진인지 살치인지.. 암튼 소화 잘 되는 고기. 

 

1.5cm 정도 두께의 쇠고기를 요렇게 철판 위에서 한쪽 면만 잘 익혀서 나오는데,

 

바로 뒤집어서 잘라 주면 요로코롬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취향에 따라 좀 더 익은 걸 먹거나 덜 익은 걸 잡수면 됨. (나는 미디엄으로)

 

Rossville Union, Master Crafted Straight Rye Whiskey. 처음 마셨을 땐 이게 라이 위스키인가 싶을 정도로 스파이시함이 잘 정제되어 드러난다. 가벼운 노란 꽃과 허브, 그리고 라이 위스키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듯한 풋풋한 스파이스. 상당히 부드럽고 섬세한 스타일의 라이. 요런 라이라면 니트로도 쌉가능이다.

 

Blanton's Original Single Barrel Bourbon Whiskey. 일본 발음인 블랑톤으로 굳어버린 블랜튼. 완숙해서 물러 버린 복숭아 풍미에 톡 쏘는 스파이스, 입에서는 부드럽고 원숙한 느낌. 들었던 혹평이 많았던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역시 장식용으로 오래 사용하다가 마셔야 할 듯.

 

싱글 배럴인 만큼 스펙을 적어야 할 듯. 병입 년월은 20년 11월 8일. 배럴 넘버 94. 릭 넘버 56. 알코올 볼륨 46.5%.

 

 

최초의 싱글 배럴 버번, 블랑톤(Blanton's)

생동감 넘치는 기수. BGM으로 '말달리자'라도 틀어줘야 할 것 같다ㅋ 블랑톤 더 오리지널 싱글 배럴 버번 위스키(Blanton's The Original Single Barrel Bourbon Whiskey). 이 위스키가 인기를 얻은 가장 큰 이유

wineys.tistory.com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병입 년월 21년 1월 21일. 배럴 넘버 100. 릭 넘버 3. 알코올 볼륨 46.5%.

 

Kilkerran(Glengyle Distillery), 8 years old CS. 향긋한 보타니컬 향기와 짭조름한 뉘앙스가 CS다운 타격감과 함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빡센(?) 거 좋아하는 분도, 섬세한 거 좋아하는 분도 다 만족할 만한 보틀. 나 같은 핏찔이도 즐길 수 있을 수준의 은근한 피트 뉘앙스다.

 

Gordon & Macphail, Discovery from Caol Ila Distillery aged 13 years. 화한 허브, 은은한 노란 과일, 서양배 등 전반적으로 향긋한 첫인상인데, 입에서는 본격적으로 토스티, 스모키, 정향으로 반전을 이룬다. 이것 역시 핏찔이도 수용 가능한 피트. 맛있었다. 

 

관자, 새우, 전복. 마침 피트를 마실 때 나와서 더욱 좋았다.

 

J.J. Pfister, Straight Rye Whiskey. 화한 허브, 흑연, 삼나무. 맛있게 마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디스크립션을 제대로 적어 두질 않았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위치한 증류소.

 

Blackadder, Raw Cask distilled at Caol Ila Distillery aged 8 years 2012. 고든 & 맥페일에 이어 블랙에더의 쿠 일라. 처음엔 잔잔한 느낌인데 나중엔 구수한 피트 풍미가 쏟아진다. 음, 이건 살짝 부담스러운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수용 가능 레벨. 

 

 

독립병입 위스키 블랙애더 로 캐스크(Blackadder Raw Cask) 2종 구입

위스키 사랑 카페 공동 구매로 입수한 독립 병입 위스키, 블랙애더 로 캐스크 2종. 여러 공구 품목 중 두 가지만 골랐는데, 우연히도 둘 다 2007년에 증류해 13년을 숙성한 것들이다. Blackadder Raw Cask

wineys.tistory.com

블랙애더는 2병 사서 글렌 모레이는 선물로 쓰고 로열 브라클라만 남아 있다. 요건 아마도 10년 이상 지난 후에 천천히 마시지 않을까 싶은데.

 

Aultmore, aged 12 years. 꽃가루/꽃술의 향긋함, 가벼운 꿀, 입에서는 노란 과일, 스모키 힌트. 코에서든 입에서든 전반적으로 가볍게 둥실 떠오르는 느낌이다. 편하게 마시기 좋음.

 

순대, 그리고 수육. 대관이라고 안주에 신경을 쓰셨다. 근데 요게 먼저 나오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Old Forester, 1920 Prohibition Style. 고혹적인 나무향과 체리, 붉은 베리의 달콤함이 어우러진다. 나 버번 좋아하는구나.. 하고 확실히 느끼게 해 준.

 

그리고 SMWS 세 병이 동시에 등장. 게다가 나름 숙성 기간이 있는 15, 18년과 스페셜한 Gin까지. 증류소 넘버 19번은 글렌 기어리(Glen Garioch), 68번은 블레어 아쏠(Blair Athol)이다. 글렌 기어리는 이름이나마 간신히 들어봤지만 블레어 아쏠은 완전히 생소한 증류소인데, 검색해 보니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중 하나라고;;;

 GN6은 에든버러 지역의 홀리루드 디스틸러리(Holyrood Distillery)다.

 

SMWS, 19.62 A Tweed-Clad Mango 18 years aged. 밝은 금색, 버번캐 특유의 노란 과일과 바닐라가 섬세하고 밀도 높게 드러난다. 가볍고 향긋하지만 은근히 쨍하고 강한 임팩트가 있다. 피니시까지 아름다운 위스키.

 

SMWS, 68.75 Alluring and Distinctive, Soft and Sensuous 15 years aged. 붉은 과일과 와이니한 풍미, 약간의 스파이스. 올로로소나 PX는 아니어도 셰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레이블을 보니 익스 버번... 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레드 와인 바리끄 ㅋㅋㅋ 

 

SMWS, GN6.6 Scottish Gin Gin-ius! 상쾌하지만 스포티하지 않은 남성 화장품 같이 화사한 향이 물씬 피어난다. 이런 진이라면 한 잔 정도는 니트로 마실 수 있을 지도. 깔끔한 토닉 워터로 진토닉을 말거나 프리미엄 드라이 베르무트로 마티니를 만들어 보고 싶다. 퍼필 버번 배럴에 숙성했다는데, 혹시 아직 오픈하지 않은 젠틀리 레스티드 진도 이런 풍미일까?

 

한국 기업이 SMWS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으니, 한국에도 지부가 설립될 수 있지 않을까? 설립된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가입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럼 거의 위스키 구매는 여기로 몰리지 않을까 싶기도.

 

겉바속촉의 전형 김치 부침개. 대존맛이다. 근데 요것도 처음에 나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나중에 주시는 이유가 뭘까? 식고 나서 먹어도 맛있는 것들을 나중에 주시는 걸까?

 

Samaroli, Islay Single Malt Scotch Whisky Bottles in Scotland in 2022 from Selected Caol Ila Casks. 완숙한 하얀 과일, 열대 과일 풍미를 헤치고 피트 풍미가 강하게 튀어나온다. 입에 넣으면 과숙한 과일, 드롭스 사탕의 달콤한 뉘앙스와 함께 구수한 피트가 진하게 드러난다. 와, 이거 레이블만큼이나 풍미도 예쁘다.

 

로고도 정말 매력적... 이런 독립 병입자들 중에 매력적인 보틀들이 많은 듯.

 

백 레이블의 설명도 참고.

 

Dalmore, The Quintet. 5개 캐스크에서 피니시를 했다는 퀸텟. 앞에 너무 쟁쟁하고 강한 위스키가 많이 나와서인지 살짝 심심했지만 부드럽고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은 받았다. 아마 그냥 요것만 마셨다면 좋아했을 듯.

 

Wild Turkey, aged 13 years Father and Son.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 톡 쏘는 스파이스가 은은하게. 입에서는 가볍게 살짝 뜨는 느낌. 나도 한 병 가지고 있는데, 좋은 자리에서 빨리 마셔야겠다. 

 

Glenmorangie, The Original aged 10 years.... 가 아니라 ㅁㅇㅂㄲㄴ님이 만들어서 기증한 침출주(?)다. 물론 원액은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말린 무화과나 프룬 같은 찐한 말린 과일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난다. 강한 컬러와 끈적한 질감부터 포스를 느낄 수 있었던... 1잔까지는 OK일 듯.

 

언제나 좋은 메밀 소바. 오늘은 면이 좀 불은 감이 있었지만 호로록 마시기엔 역시 나쁘지 않았다. 

 

Baker's aged 7 years 구형. 처음엔 새콤한 체리와 나무 풍미. 밸런스가 좋고 입안에서 생각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나중에는 가죽 향 같은 게 제법 명확히 드러나며 허브와 스파이스도 곁들여진다. 한 병 가지고 있는데 천천히 마셔도 될 듯. 

 

이제훈 닮은 옆 카페 매니저님이 가져오신 Bunnahabhain, 18 years old. 피트가 아주 강한 편은 아닌데 스파이스와 짭조름한 인상, 진한 과일 등이 어우러져 제법 임팩트 있게 다가온다. 처음에 마셨다면 훨씬 많은 걸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덕분에 좋은 경험 했다.

 

계란말이가 나오고... 다음은 순댓국일까 싶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인지 나오지 않았다.. 순댓국 맛있는데 지못미ㅠㅠ

 

Clynelish, aged 14 years. 밝은 노란 과일, 톡 쏘는 스파이스. 그런데 입에 넣으면 달콤한 자두 사탕 풍미와 함께 화한 허브 향이 드러나서 신기했다. 요것도 개취인 것 같았는데 넘 나중에 만나서 아쉽. 요거 들고 오신 분이 남은 보틀을 잃어버려서 아쉬워하셨는데, 내가 들고 온 Glen Grant 15 yo는 맛도 못 보고 사라졌... 그래도 시음회에서 마셔봤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사진은 못 찍은 Arran, Amarone Cask Finish 신형. 매콤한 스파이스와 함께 붉은 베리 풍미가 슬쩍 드러나는데, 미드 팰럿 까지는 나쁘지 않으나 목 넘김 후 여운이 애매하다. 뭔가 풍미의 밸런스도 알쏭달쏭한 것 같고. 요것도 한 병 가지고 있는데, 기회 될 때 빨리 마셔야 할 듯.

 

요것도 옆 카페 매니저님이 가지고 오신 보틀. 일단 레이블이 넘나 예쁘다. 세계 주요 도시의 대표적인 건물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데.

 

Sansibar는 독일의 독립 병입자라고... 정말 위스키의 세계는 넓구나. 정말 마지막이라 노트를 적지도 못했는데, 취향에 맞았는지 상당히 좋은 인상이 남아 있다.

 

셰리 캐스크에서 19년 숙성해 285병 생산했다.

 

요건 Sansibar, blended Scotch Whisky 19. 역시나 괜찮았는데 기억은... 독립 병입자들의 위스키도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좋은 게 상당히 많은 듯.

 

송년회에 참석하거나 심지어 참석하지 못한 분들 중에도 술이나 각종 물품 등 '온정의 손길'을 보내주신 분들이 많았다. 나도 예쁜 카드와 축하 봉투를 선물로 받았는데, 덕분에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손으로 써 보게 될 듯. 주신 분께 정말 감사하고, 이런 게 진짜 동호회 모임이 아닌가 싶다.

 

20221210 @리치런치 익선점(낙원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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