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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책·영화·음악·여행84

<프레임 전쟁>, 죠지 레이코프 & 로크리지 연구소 '보수에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이라는 부제가 달린 프레임 전쟁. 2007년 발간된 책이지만 현재 한국 정치 지형에도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한 주장들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로 보수-진보와 중도의 개념 정의. 보수적인 사람, 진보적인 사람이 존재하지만 '중도'라는 개념은 모호하다. 예컨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것과 반대하는 것 외에 중도는 어떤 의미일까? 중도보다는 각각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 다른 개념을 가지는 '이중개념주의자'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국가를 가정에 대한 은유를 통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조국, 모국, 대한민국의 딸 등. 이 경우 보수는 '엄부', 진보는 '자모'의 개념에 가깝다. 엄격한 아버지는 절대적 권위와 절대복종, 절제, 개인적 책임,.. 2017. 3. 5.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내용이 아니라 화법, 그러니까 레토릭에 집중한 책. 개혁이 오히려 이전 개혁의 효과를 무너트려 더 안 좋은 상황을 만들 것이다. (역효과 명제) 개혁은 아무런 효과나 소득이 없을 것이다. (무용명제) 개혁이 사회질서를 위협할 것이다. (위험 명제) 이런 수사들이 개혁이 진행될 때마다 반복적으로 반동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각각의 수사는 상호배타적 혹은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는 진보적 입장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혹은 받아칠 수 있는) 논리 구조다. 세 명제는 기본적으로 극단적인 구조를 가진다. 해소는 그 극단성을 타파하는 것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인내의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 2016. 12. 29.
트레인스포팅 (스포일러 있음) 대학교 때 봤었던 트레인스포팅을 U+비디오포털에서 다시 봤다.다시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파격적인 씬들과 내용들이 무지 많구만. 아침에 KTX에서 빵 먹으며 시청을 시적했는데 주인공인 렌튼이 더러운 변기에서 좌약 찿는 장면을 보고 토할 뻔 했음;;;난무하는 헤로인과 폭력, 알코올 중독과 방탕한 생활.정점을 찍는 것은 헤로인을 즐기다가 유아를 방치해서 죽음에 이르게 된 상황에서도 헤로인을 찾는 장면,그리고 렌튼과 화끈한 잠자리를 즐긴 다이앤의 정체가 고등학생으로 밝혀지는 장면. 어찌 생각하면 한국영화 의 스코틀랜드 버전인데 그보다 훨씬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사운드트랙만 해도 아직까지 애청하고 있고... 영화에서도 씬과 딱 붙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적절하게 사용되었다.보다 이 훨씬 .. 2016. 8. 9.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 사실 별 내용은 없다. 다 아는 얘기, 뻔한 얘기들. 그런데 왜 이렇게 열광적인 반응인 걸까. 나도 보자마자 셀프 이슈화를 했으니ㅋ 게다가 즐겁다.. 이 책을 회사 도서구입비로 샀다는 게. 소소한 일탈이 주는 작은 행복. 그런데 혹시 이런 작은 즐거움에 빠져 큰 줄기는 못 보는 것이 아닐까. 일본인인 원 저자는 스스로 사축이 되는 것과 더 나아가 주변까지 사축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딱 거기까지다. 사실상 대응책에 대해서는 손을 놓거나 개인적인 문제로 치환해 버린다. 뭐 일단 아는 것 만으로도 절반은 간 것 아닌가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집는 문제들은 구체적인 것들이 아니라 감정을 자극하는 두리뭉실한 것들 투성이라 개인 차원에서도 그닥 도움은 될 것 같지 않다. 그냥 읽으면서 공감과 짜증내고 .. 2016. 7. 4.
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저자랑 아는 사이이기 때문일까... 꼭 대화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감정이나 취향의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문화컨텐츠들을 적절히 제시하며 본인의 생각을 풀어내는데작가의 상황이나 고민 등에서 교집합이 느껴져서 더욱 공감이 되었음.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문장들이 제법 제시되었건만 왜 나는 기억조차 안 나는 걸까....ㅠㅠ 어쨌거나 대학내일 편집장인 그녀의 직업, 그녀의 나이, 그리고 책의 디자인과 표지의 카피 등을 고려하면대학생들이 주 타겟 독자이겠지만 의외로 방황하는 직장인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줄 수 있는 글들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미래와 현재, 나와 (나만큼 비중을 두고 있는) 타인과의 균형 등을 어떻게 맞추어야 할까. 조만간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술자리를 한번 만들어야겠.. 2016. 5. 8.
인셉션 5년 만에 다시 봤음.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스토리의 구조가 조금은 눈에 들어오는 느낌.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는 다시 약간 집중력이 흐트러진.꿈의 층위가 다섯 단계로 가는 데다(분명 네 단계가 아니라 다섯 단계다...)주인공의 무의식이 현재 무대로서의 무의식에 계속 개입하다보니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코브는 돌아오지 못했다.따라서 인셉션에 성공했는지도 알 수 없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 저장고. ---------------앗, 출연자 목록을 읽다 보니 코브의 아이들 역할이 다른 연령으로 두 명씩 존재한다.그렇다는 것은..... 결론이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인데;;;난 왜 아이들의 옷차림과 외모가 완전히 같다고 생각했을까.이 또한 놀란 감독의 의도인가.... 진짜 .. 2016. 3. 14.
빅 쇼트 영화제목 참... 오묘하다.번역이 어려웠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어쨌거나 감상은 세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뭔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다.그런데 재미있다.브금이 끝내준다. 얼마나 어려운지 영화 중간중간에 유명인사들(모델, 가수, 쉐프 등)이 개입해서 용어를 설명해 준다.물론 이건 의도적인 장치다... 굳이 브레히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하면서 들먹이는 것처럼일부러 용어를 설명한답시고 등장해서 고의로 스토리를 단절하고 영화는 영화임을 드러낸다.객관적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판단하게 한달까.또한 경제/금융이 얼마나 일반 대중과 동떨어진 것인지도 드러내 주는 역할도 한다.사실 밀접 정도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 이슈가고급 정보와 관련 지식을 가진 소수에 의해 독점되고 어려운 용어 등을 통해 .. 2016. 3. 5.
귀향 (약간의 스포일러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나치게 무거울까봐, 너무나 잔인할까봐 보기가 두려웠던 영화.물론 주제 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그런 요소들이 당연히 필요했지만너무 감정적으로만 흐를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다.괴로운 장면들은 필요한 부분에서만 최소한으로 표현했고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무거운 분위기 또한 상당 부분 걷어냈다.주인공 소녀의 꿋꿋한 모습과 때때로 드러나는 밝은 표정은어찌 보면 역설적인 씁쓸함을 불러오긴 했지만 그래도 극 전체의 어두움 덜어내는 데 상당 부분 도움을 주었다. 영화의 주제 보다는 이런 부차적인 이야기를 서두부터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것은 '너무 무겁고 슬프고 잔인할까봐 차마 못 보겠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다.영화는 필요한 부분을.. 2016. 2. 25.
더 셰프 너무 전형적인 인과응보에 색즉시공 공즉지색의 이야기라 좀 뻔한 것이 사실.그래도 극과장으로나마 쉐프들의 거친 일상과 예술적 경지를 추구하는 완벽주의를 훔쳐볼 수 있다는 게 나름 즐거움.일단 먹는 얘기 하는 거니 보기도 좋고 즐겁잖아...냠냠. 근데... 주인공들이 비현실적으로 잘생겼어 ㅠㅠ갈등 구조가 해소되는 방식과 인과관계가 너무나 허술해-_-그리고 너무 무협지 같아........ 그냥 맛있는 거 만드는 걸 보는 걸로 만족. 2016. 2. 16.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포스터의 등장하는 배우들 뿐만 아니라 조연부터 엑스트라까지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진정으로 돋보인 영화.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과 극적 개연성 및 사실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지만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런 지적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본 결과라고 생각한다.간통법 폐지 일자 이슈라던지 중범죄자의 6개월만의 출소,그리고 손목을 톱/도끼로 잘랐는데 살 수 있느냐 같은 문제는 이 극에서 그닥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외려 엄청나게 폭력적인 장면이나 충격적인 성 접대 장면 같은 것을 그저 영화의 일부,그러니까 극적 구성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과, 그런 현실을 혀로 핥듯 연기해 낸 배우들,그리고 극적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부담스럽지 않은 전개를 만들어 낸 연출이 대단하다.. 2016. 2. 14.
미식가의 도서관 다른 건 몰라도 내용의 밸런스는 좀 깨진 책이 아닌가 싶다. 여러 나라의 음식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인 만큼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할 순 없다. 그래도 중요한 요소들을 균형있게 개괄하거나 포커스를 맞춘 한 부분을 비중있게 소개하거나 해야 읽는 맛이 나는데 그런 게 없다. 그저 크게 공감 가지 않는 경험담+간단한 용어소개 수준이다. 그나마 소개하는 용어들 또한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모호하다. 맥주 등의 챕터에서는 오류도 보인다. 전반적으로 〈미식가의 도서관〉 이라는 제목에 비해서는 아쉬운 책. 2016. 2. 10.
쿵푸 팬더3 서양 애들의 동양 사상에 대한 환상(?) 혹은 대상화(!)는 얼마나 심한 건지.근데 이해는 제대로 못한 듯... 무형의 뭔가를 마치 유형적인 것처럼 다루고 있으니.하긴, 요거 대상 연령대가 6세부터 시작될 테니... 이해는 간다.어쨌거나 콩이도 잼있다고 해서 다행이었음... 처음 5분을 날렸음에도 나름 재미있게 봤다. 그나저나 댓통녕님의 말씀은 역시 진리였던 거다."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 역시 반신반인의 따님이셔.God Save the Queen. 2016.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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