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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2023 위스키 꼬냑 클럽 대피소 송년회 @서담해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12. 12.

올해로 3회를 맞이하는 위스키 꼬냑 클럽 대피소 송년회. 어서 빨리 잭귀를 몰아내고 본진으로 복귀해 송년회를 해야 할 텐데.

 

첫해부터 함께 해 온 서담해물에서 인스타에 멋진 공지까지 내주셨다ㅋㅋㅋ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지.

 

올해도 엄청난 위스키 라인업... 올해는 상태도 메롱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다 맛보겠다는 미련을 버렸다. 마신 위스키는 간단히 메모만.

 

하지만 협찬은 빼놓을 수 없지. 하지만 휘슬피그는 못 마셨다는...ㅠㅠ

 

인도 증류소 폴 존의 3가지 위스키를 가장 먼저 시음했다.

 

Paul John Classic 55.2%. 톡 쏘는 스파이스, 노란 핵과, 바닐라, 오크, 은은한 허브. 토스티 힌트. 개성은 살짝 부족했지만 도수가 높아 타격감이 제법 있었고 블렌디드가 연상될 정도로 밸런스가 괜찮았다.

 

Paul John Oloroso 48%. 완숙 자두, 프룬 등 밀도 높은 과일 풍미에 달콤한 캐러멜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난다. 도수가 많이 높긴 하지만 에이지드 토니 포트 같은 인상도 느껴졌다. 초콜릿이나 커피 같은 여운이 남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 요런 타입 좋아하는 분이라면 상당히 좋아할 듯한데, 가격이 궁금하다.

 

Paul John Peated 55.5%. 모닥불 같은 피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그 꼬소한 연기 아래로 달달한 노란 과일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이 정도 피트면 핏찔이인 나도 편하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폴 존 3종은 전반적으로 모난 데가 없어서 해당 타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불호 없이 마실 것 같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말이지. 

 

방어회, 오징어 숙회.

 

그리고 서비스 다금바리♡

 

궁금했던 Caperdonich 21 yo를 이렇게 만난다. 잔잔한 노란 꽃 향기와 가벼운 핵과 풍미가 대단히 섬세하고 우아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깔끔하고 부드러운 미감. 노란 열대 과일 풍미가 크리미 한 레몬 커드 힌트와 함께 산뜻하게 드러난다. 전반적으로 맑고 청명한 느낌. 대단히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이날의 원픽. 

 

 

폐쇄된 증류소의 특별한 위스키, 캐퍼도닉 21년(Caperdonich aged 21 years)

제주 여행 중에 중문 면세점에서 사 온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캐퍼도닉 21년(Caperdonich aged 21 years). 처음 보는 위스키인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캐퍼도닉은 2002년에 폐쇄된 증류소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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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 사놓은 건 정말 즐겁게 오픈할 날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석화. 가운데 있는 보모어 12년 스포이드가 킬포.

 

하지만 난 폴 존 피티드 위스키를 넣어서 먹었다. 굴만 먹을 때보다 피트 위스키를 몇 방울 떨어뜨린 후 먹는 게 10만 100배쯤 맛있다.

 

이날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그래서 유일하게 정량을 배분했던 Springbank Burgundy 12년.

 

와인 캐스크 하면 느껴지는 예의 그 뉘앙스가 명확하다. 톡 쏘는 스파이스 뒤로 앵두 같은 작은 붉은 베리 향이 영롱하게 드러나는데, 아직 좀 수줍다. 따라두고 1시간 정도 천천히 마셨음에도 마지막까지 자신의 매력을 쉽게 보여주지 않았다. 아쉽.

 

Berry Bros. & Rudd의 Caol Ila 2010. 달콤한 셰리캐의 뉘앙스는 상당히 가볍게 드러나며 과일, 맥아 풍미와 조화를 이룬다. 스모키 피트 뉘앙스는 상당히 정제돼 있어서 언뜻 마시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 요것도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13주년 기념 에디션으로 모스카텔(Moscatel) 캐스트에서 13년 숙성했다.  

 

서담해물의 시그니처 모둠 해물. 개인적으로 뿔소라 넘나 좋다. 

 

Port Askaig 2013 대만 한정판. 초점은 어딘가로 가출을... 첫인상은 푹 익은 과일 풍미에 피트 뉘앙스가 가볍게 곁들여지는 정도였다. 그런데 입에 넣으니 피티한 풍미가 본격적으로 피어난다. 그런데 여기에 캐러멜 같은 달콤함과 오크 바닐라의 구수함이 더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캠프 파이어 불꽃이 타오르듯 피트 풍미가 확 살아난다. 요것도 상당히 마음에 든다. 역시, 세상은 넓고 위스키는 많다.

 

페드로 히메네즈 캐스크에 9년 숙성했다.

 

AMAHAGAN World Malt Edition No.3 Mizunara Wood Finish. 비누? 같은 뉘앙스에 김, 민트 같은 허브 힌트. 부드럽고 매끈한 질감에 배, 흰 자두 같이 시원한 과일 풍미가 깔끔하게 드러난다.  

 

영국에서 수입한 위스키를 일본 고유의 물참나무로 만든 미즈나라 캐스크에 피니싱 한 듯. 위스키 이름인 아마하간을 그대로 뒤집으면 증류소 이름인 나가하마(Nagahama)가 된다고 한다.

 

대방어 아가미 구이. 

 

GlenFeonach CS Batch 12. 벌써 취했는지 배치 넘버를 보고 '글렌드로낙 CS가 12년 숙성이 있어요?'라는 얼척없는 질문도 했더랬다 ㅋㅋㅋ 붉은 자두, 캔디 같은 부드러운 달콤함, 가벼운 바디감. 셰리캐의 CS지만 꾸덕함은 적었고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PX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그리고... 초점은 어디로 날아간 거니;;;

 

그리고 버번 두 종의 비교 시음. 

 

Kirkland Signature Single Barrel Barton 1792 Master Distillers Kentucky Straight Bourbon Whiskey. 이름 참 길다. 그런데 긴 이름만큼이나 품질이 괜찮다. 달달한 캐러멜, 너티 힌트, 오크 바닐라 뉘앙스... 여기에 정말 명확하게 체리 체리한 풍미가 밀도 높게 드러나며 피니시까지 이어진다.와, 이거 물건이네. 
 
그리고 Maker's Mark Cask Strength. 2018년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건데 배치 넘버는 잘 모르겠다. 알코올 55.75%. 그런데 이게 달달하고 부드러운 일반 메막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구수한 호두 같은 견과 뉘앙스에 시나몬, 정향 같은 웜스파이스가 감돌더니 입에서는 제법 스파이시한 기운이 드러난다. 부드럽고 풍만한 느낌보다는 뭔가 뾰족하고 날카롭다. 이날 마시기에는 커클랜드 시그니처에 비해 넘나 부담스러운 느낌. 에어레이션을 한 후 다시 맛봐야겠지만 생각했던 방향성과는 확연히 달랐던. 그나저나 병은 참 이쁘니까 재활용을 해야 할 것 같...
 

갓김치와 어리굴젓, 무말랭이를 곁들인 수육. 해물집인데 수육도 참 맛있다.

 

해장을 위한 연포탕.

 

요것 덕분이었는지 조심해서 마셔서인지 다음날 숙취가 1도 없었다.

 

낙지야 미안해~~ 왜 하필 맛있게 태어나서... ㅠㅠ

 

Aultmore 18년. 반짝이는 노란 핵과, 날선 밀도의 명확한 버번캐. 입에서의 첫인상은 아주 좋았지만 아직 좀 닫힌 느낌이라 풀리면 상당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시간이 지날 수록 풍미가 살아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제주에 가면 한 병 사게 될지도 모르겠다. 가격만 잘 맞는다면 말이지.

 

 

중문 면세점 전용 프리미엄 싱글 몰트 위스키, 올트모어 21년(Aultmore Aged 21 Years)

올해 마지막 제주 면세 찬스를 이용해 구매한 위스키, 올트모어 21년 숙성(Aultmore Aged 21 Years). 풀 네임은 Aultmore of the Foggie Moss Speyside Single Malt Scotch Whisky Aged 21 Years. 올트모어 증류소는 스카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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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두었던 21년은 좋은 날 열면 될 듯.

 

Longmorn 18년. 숙성 년수 대비 가성비 싱글 몰트로 인기몰이를 했던 녀석이다. 달달한 바닐라, 스윗 스파이스, 붉은 과일 향기가 나쁘지 않고 전반적인 밸런스도 좋다. 그런데 입에서 살짝 깔깔(?)한 느낌. 전반적으로 코에서는 괜찮고 입에서는 무난하다.

 

 

제주 면세점 가성비 갑 위스키, 롱몬 18(Longmorn 18 years old)

제주 여행 중에 중문 면세점에서 사 온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롱몬 18년 더블 캐스크 메이쳐드(Longmorn 18 yo Double Cask Matured). 요건 중문 면세점과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모두 팔고 있지만,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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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 사 놓은 건 편안한 자리에서 빠르게 열어야 할 듯.
 

Yoichi. 향긋 흰 꽃, 시트러스, 흰 자두, 배, 사과... 전반적으로 청량한 인상에 은은한 피트 힌트가 감돈다. 산토리 위스키랑 비교하자면 하쿠슈쪽이랄까. 
 

그러고 보니 타케츠루 마사타카가 위스키를 배워 온 증류소가 바로 앞서 마신 롱몬이었지...

 

Cardhu SR 14년. 달달한 캔디 뉘앙스에 와인 캐스크 뉘앙스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라고 생각했는데 화이트 와인 캐스크일 수도 있을 것 같다.어쨌거나 무난하게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막 땡기거나 훌륭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

 

 

디아지오 2021 스페셜 릴리즈 구입 (Diageo 2020 Special Releases)

디아지오 20202 스페셜 릴리즈(Diageo 2020 SR) 구입. 디아지오의 핵심 증류소의 위스키를 멋진 디자인과 함께 캐스크 스트렝쓰(Cask Strength)로 선보이는 시리즈다. 2019와 2020은 디자인이 상당히 유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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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들은 그림빨이 크다. 장식용이 아닌 다음에야 내용물은 그 돈 주고 살 이유가 없는. 지금까지 모아 놓은 것들은 계속 장식용으로 쓸지, 마시고 병과 케이스만 병풍으로 세워 놓을지 생각해 봐야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GlenAllachie CS 10년 배치 8과 9를 비교 시음하려던 차에... 1차가 마무리되었다. 아쉬운 마음에 한 모금씩 마셔 보기는 했는데, 최근 평이 많이 떨어진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출시된 배치 10은 예전의 명성을 회복했다는 평이 많던데, 17만 원 전후의 가격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10만 원대 초반이었던 옛날을 생각하면 아쉽긴 하지만. 

 

언제나 즐거운 대피소 모임, 언제나 맛있는 서담해물의 콜라보. 올해가 이렇게만 마무리된다면 좋으련만.

 

20231209 @서담해물(상수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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