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각지 부근 마라쿠시, 작년 늦봄쯤 와인 동호회 모임에서 방문한 후 음식이 마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었던 곳이다.

바이주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인데, 인당 4.5만 원 매출 보증으로 콜키지 프리를 했었다. 당시 예약했던 지인을 통해 문의했더니, 이번에도 같은 조건으로 콜키지를 해 주기로 해서 방문했다.

음식은 이번에도 맛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갑자기 이후 예약팀이 있다며 2시간 이후에는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했다. 아니, 인당 매출 개런티를 했는데 2시간 시간제한이 있다고? 예약 당시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오고 나서 당일에??

더욱 큰 문제는, 와인 12병 중 11병은 이미 오픈해 놓은 상태였다는 것. 통보받은 게 시작 시간에서 30분 정도 지난 시간이었고, 3병째를 마시고 있던 상황이었으니, 1시간 반 안에 8병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 된 거다.

내가 직접 예약한 것도 아니고, 지인을 통해 예약을 한 거라 강하게 클레임을 걸기도 애매했다. 내가 모임을 리딩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신도 없던 상황이었고.

그래서 어떻게든 정해진 시간 안에 모임을 끝내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화가 나니 와인 맛도, 음식 맛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고. 아니, 내가 귀중한 시간 내고 정당한 대가 지불하면서 하는 모임에서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 건지.

차라리 얘기를 들었을 때 바로 명확히 클레임을 걸고 상황을 해결했어야 했는데, 왜 당시에는 정줄을 놓고 그냥 통보를 따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평상시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텐데.

어쨌거나 30분 정도의 추가 시간을 얻어 최악의 기분으로 어찌어찌 모임을 끝내긴 했다. 황당했던 건, 우리 이후에 예약팀이 오지도 않았다는 거다. 정해진 시간에서 30분이 넘게 지난 상황이었는데, 방문팀은 없었다. 이럴 거면 우릴 왜 그렇게 급하게 쫓아낸 거지??
게다가 응대하는 직원은 자기라도 화가 날 것 같다고 그러긴 하는데, 고객에게 공감한다기보다는 비아냥댄다는 느낌이었다. 제대로 사과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전체 11명 인당 4.5만 원 개런티 금액인 49.5만 원에서 총액 2.2만 원이 모자라는 것도 다 받아내더라. 이따위 서비스를 하면서 받아야 할 건 다 받겠다는 마인드. 대단하다.
너무 화가 나서 마시지 않은 와인 한 병을 챙겨야 한다는 것조차 잊었다. 와인 찾으러 가야 하는데, 다시 방문할 생각만으로 짜증이 난다. 부디,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께 마라쿠시는 절대 방문하지 마시길 부탁드린다. 이런 가게는 잘 되면 안 된다.
이 포스팅을 남기는 이유는 마라쿠시가 ㅍㅁ하기를 기원하는 것, 그리고 마신 와인을 기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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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모임에서 오픈한 샴페인 몽마르뜨, 세크레 드 파미으 프르미에 크뤼 브뤼(Champagne Monmarthe, Secret de Famille Premier Cru Brut). 검색해 보니 모 지인님의 극찬 포스팅이 걸린다. 기대감 뿜뿜. 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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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몬마르뜨는 전반적으로 가성비가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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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빈을 마시고는 다음엔 숙성해서 마셔보자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참지 못하고...

요 두 병은 블라인드로 마셨다. 전반적으로 프랑스 와인 라인업에서, 프랑스 대표 화이트 품종의 뉴 월드 버전이랄까.
Swatland, Bush Vine Chenin Blanc 2023. 산미 오렌지 새 오크 뉘앙스가 강한데도 달콤한 오렌지 풍미와 신선한 산미, 영롱한 미네랄리티가 느껴졌다. 누군가는 슈냉 블랑 품종도 언급했음. 일반적인 루아르 스타일과는 상당히 다르지만 나름 매력적인 와인이다. 할인가 기준 3만 원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가성비 훌륭하다.
An Approach to Relaxation, Nichon Semillon 2020. 이건 단골 와인샵에서 시음해 보고 산 건데 오크 뉘앙스가 상당히 강하게 드러나면서도 과일 풍미와의 밸런스가 훌륭해서 구입했다. 원래는 5년 정도 더 숙성하려 했던 걸 사람들과 함께 마셔보려고 가져온 건데, 이날은 시리얼이나 톱밥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거의 생나무 같은 풍미가 강했다. 시간이 지나며 과일 풍미도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치지한 유산향 또한 함께 드러났다. 음, 처음 시음할 때의 깔끔한 인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아마 이번 보틀의 상태가 좀 안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Julien Sunier, Morgon 2021. 보졸레/가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지인을 위해 준비한 와인인데, 결과적으로는 실패다. 예전에 마셨던 것과는 달리 환원취가 너무 도드라졌기 때문에. 빈티지까지 완전히 같은 건데 2년 반 정도 시간의 영향일까, 단순히 보틀 배리에이션일까?


그래도 수니에는 포기할 수 없다. 다음에 보이면 다시 구매할 예정인데, 문제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
Julien Sunier, Regnie 2021 / 쥘리앙 수니에, 레니에 2021
쥘리앙 수니에 레니에(Julien Sunier Régnié). 내가 무척 사랑하는 보졸레 지역의 내추럴 와인이다. 샤퀴테리 안주로 술술 편하게 마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생산자가 추천하는 페어링이 바로 샤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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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공도 모르공이지만, 바로 마시기엔 레니에가 참 좋았었더랬다. 제발, 어딘가에서 눈에 띄기를.


Frederic Cossard, Morgon Cote du Py Les En Hauts 2021. 요건 나도 처음 마셔보는 것. 프레드릭 코사르에 꼬뜨 뒤 피라서 더욱 기대가 컸는데, 결과적으로 이것도 실패. 요건 쿰쿰한 향에 더해 시큼한 초산 뉘앙스도 너무 강했다. 명확히 호보다는 불호가 많을 타입. 홍초 같은 신맛과 붉은 베리 풍미를 이겨내고 즐길 만한 사람은 열에 한 둘 정도 되려나. 이것도 원래 이런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보틀 배리에이션이 아닐까 싶은데, 확실하진 않다.
이날 운이 안 좋아서 그랬는지, 와인들도 영... ㅠㅠ


Pierre Cotton, Fleurie 2019. 향긋한 꽃향기, 검붉은 베리 풍미에 편안한 산미, 부드럽고 우아한 미감. 잘 만든 우아한 보졸레의 전형이긴 한데, 다소 무난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피에르 코통도 다음에 다시 만나자.

Domaine Matrot, Auxey-Duresses 2017.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간단한 메모조차 남기질 않았다. 딸기딸기에 나쁘진 않았던 거 같은데..


Santa Duc, Gigondas Aux Lieux dits 2018. 요것도 딸기딸기에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평을 받았던 기억은 난다.


Vidal Fleurry, Hermitage 2017. 요것도.


Chateau Montus 2017. 하, 오랜만의 몽투스인데 왜 제대로 즐기질 못하니...
그리고 마시지 못하고 놓고 온 토카이 Barra, Tokaji Aszu 6 Puttonyos 2019 (500ml). 설마 함부로 실온에 방치하거나 분실/파손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시간 맞는 날 방문해서 빠르게 와인만 받아 나와야지. 생각할수록 열받는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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