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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208

<지적이고 과학적인 음주탐구생활>, 허원 강원대학교 생물공학과 교수인 저자가 20년 동안 진행한 '양조공학' 수업의 강의노트를 정리한 것이다. 처음엔 맥주공장 취업을 의식한 딱딱한 과학 중심의 내용이었는데 점점 역사와 산업, 사회 문화, 맛과 향 등 술을 둘러싼 인문학적 지식을 첨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 술꾼들을 위한 음주 인문학'이라는 부제가 조금 부담스럽고, 알고 있는 내용들 중 일부는 상당히 축약되어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어 보이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흥미로운 내용들이 제법 있어서 간단히 메모해 둔다. '프롤로그. 아주 오래된 술 이야기부터'는 인간 이전에 동물들이 마셨을 수 있는 술과 인간이 진화/생리적으로 어떻게 알코올 음료를 마시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로버트 더들리가 지은 가 제시한 가설과 관련된 내용들을 .. 2020. 2. 2.
부카티니 알 아마트리치아나 (Bucatini all'Amatriciana) - feat. 관찰레, 페코리노 로마노 몇 년 만의 파스타 포스팅인가. 무려 1년이넘었네. 물론 그 동안 까르보나라 등 기존에 만들던 파스타들을 거의 매주 만들긴 했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건 정말 오랜만. 이번에 시도한 파스타는 아마트리치아나(Amatriciana). 사실은 맨날 까르보나라 재료로만 썼던 관찰레로 뭐 다른 거 할 거 없나 찾다가 만들게 된 파스타다. '맞다, 파넬로에서도 직접 만든 관찰레로 아마트리치아나를 했었지...' 라고 새삼 깨달으면서. 일단 토마토 소스... 가 있어야 하는데 집에 파스타 소스라고는 로제 소스밖에 없다. 그냥 로제를 조금 써 볼까 하다가 찾아보는 레시피마다 토마토 소스는 '다른 맛은 최소화하고 토마토 본연의 맛을 강조한 것이 좋다'고 하는 바람에... 털썩. 있는 토마토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2019. 3. 10.
Fortnum & Mason, Classic World Teas Ceylon Orange Pekoe / 포트넘 & 메이슨 클래식 월드 티 실론 오렌지 페코 오랜만에 티 테이스팅 킷으로 시음. 차를 새로 구매하면 처음부터 티 테이스팅 킷으로 시음하기보다는 티팟에 여러 번 즐긴 후 어느 정도 풍미에 익숙해진 다음 테이스팅 킷으로 시음하고 있다. 아직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스타일 별 풍미에도 익숙하진 않으니까. 3g 계량. 브로큰 등급인 듯 말린 잎이 확실히 작아 보인다. 싹은 거의 보이지 않고 푸르스름한 색이 감돌며 희끗한 색과 누르스름한 색, 붉으스름한 색이 살짝 섞여 있다. 우리기 전의 차에서는 잘 익은 과일 같은 달콤하고 향긋한 아로마가 감돈다. 틴의 뒷면. 로우 그로운 티(low-grown leaves)에 섬세한 하이 그로운 티(high grown tea)를 살짝 더해 중간 강도의 차로 만들었다고. 브렉퍼스트 티로 이상적란다. 참고로 실론티는 재배 지역.. 2019. 3. 10.
Fortnum & Mason, Classic World Teas Darjeeling FTGFOP / 포트넘 & 메이슨 클래식 월드 티 다즐링 FTGFOP 처음 사용해 보는 티 테이스팅 키트. 표준화된 맛을 느끼기 위해 정확히 3g의 차를 3분동안 우려서 시음한다. 왼쪽의 보울은 우려진 차를 시음하는 잔이고, 왼쪽의 뚜껑이 있는 컵 모양의 다기에 차를 넣고 우린다. 오른쪽 컵에 뚜껑을 닫고 3분 동안 우린 차를 왼쪽 잔에 따르는데, 이때 찻잎이 함께 나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뚜껑을 닫은 채로 톱니 모양의 틈으로 차만 따라낸다. 우려낸 홍차와 이후의 찻잎. 원래 차 테이스팅은 우리기 전 차의 미관과 향을 감상하고, 우려낸 후에도 찻잎의 상태와 향을 확인하지만 처음이니까 일단 한번 해 보는 것에 의의를 두고 편하게 써 보았음. Fortnum & Mason, Classic World Teas Darjeeling Finest Tippy Golden Flowery .. 2019. 2. 10.
[동두천] 평남면옥 Since 1953. 동두천에 위치한 평남면옥. 가게 한 켠에 쌓인 연탄들이 정겹다. 연탄을 실제로 본 지가 얼마만인가. 메뉴판. 하단의 깎인 부분이 메뉴판의 연식과 가격의 변동을 말해준다. 그래도 아직 서울 시내 냉면집들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 돼지고기계자무침과 냉면, 비빔냉면을 하나씩 시켰다. 온반도 하나 시키려다 일단 양을 보자는 동행인의 말에 따르기로. 돼지고기 계자무침. 생각보다 푸짐하다. 역시, 동행인의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 데코레이션이 안된 듯 하지만 은근 무심하게 신경 쓴 비주얼이다. 그리고 한 입 먹어보고 내린 결론. 이집은 냉면보다는 제육계자무침이다. 약간 센 듯한 겨자의 맛이 차갑고 쫄깃한 제육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배와 오이, 그리고 무와 곁들여 먹으면 무한정 들.. 2019. 2. 5.
[정릉] 청수장 (청수면옥, 청수 돼지갈비) 정릉천 산책길에 우연히 발견한 청수장. 이름만 보면 꼭 여관 같은데 돼지갈비와 냉면을 파는 집이다. 나름 포스가 느껴져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 나름 오래된 집 같은데 설명을 자세히 보지는 않았다. 네이버 검색으로 나온 소개를 보니 1982년에 개업했다. 메뉴판. 평범한 반찬. 사진엔 없지만 상추도 함께 나온다. 콩나물국 컬러가 어디서 많이 본 컬러인데 맛을 보니 분식집 육수 맛이다. 그 육수에 콩나물 넣으신 듯;; 돼지갈비 비주얼. 딱 보기에도 달아 보인다. 2인분을 한 번에 올려 구우며 냉면을 시켰더니 바로 나온다. 물냉면. 육수는 한우 사골을 쓴다고. 육향(과 ㄷㅅㄷ?향)이 제법 드러나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균형을 잡는다. 주전자에 함께 나온 온육수가 진하던데 거기에 설탕과 식초(혹은 달콤한 동치.. 2018. 5. 13.
[문경] 영흥반점 (vs. 동성반점) 전날 안동 ㅂㄱㅅㅌㅅㅉㅈ 와룡점에서 당한 내상-_- 치료차 방문한 문경 영흥반점. 안동여행 후 상경길 마지막 식사. 화상이 운영하는, 나름 전국구 네임드 중국집. 문경시청에서 비교적 가까운 점촌동에 위치하고 있다.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요령껏 노상 주차를 하거나, (나처럼) 새가슴인 분들은 부근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이나 문경보건소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특히 문경보건소는 휴일 무료개방이니 참고. 입구. 간판을 보고 짐작할 수 있듯이 들어가면 생각보다 가게가 크다. 룸도 있고 홀과 구분된 공간도 있음. 사실 문경의 중국집은 1년 반 전쯤 신기동에 있는 동성반점을 먼저 방문했었다. 그집의 탕수육과 짬뽕도 참 맛있었지만 잘 볶아진 춘장이 면발에 짜작하게 뭍어있었던 짜장면이 특히 일품이었다. 이날도 동성반점을 .. 2018. 5. 7.
<티마스터>,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케빈 가스코인, 프랑수아 마르샹, 자스맹 드 샤리나, 위고 아메리시 등 캐나다 몬트리올의 유명 티 브티끄인 '카멜리아 시넨시스 티 하우스'에 소속된 티소믈리에들이 쓴 책이다. 카멜리아 시넨시스는 차나무의 학명. 외국인 티소믈리에들이 쓴 책이라 각 차들의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 전혀 공감가지 않는 표현들이 수두룩하다. (아무리 경험과 교육, 관점의 차이 등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하지만 세계의 차 산지와 주요 차들, 그리고 제조 방법의 따른 차의 스타일을 이해하는데는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개론서로서 구조도 좋고 내용 정리도 적절히 잘 되어 있는 느낌. 책 내용을 복기할 겸 간단히 정리해 볼까 하다가, 일단 와인 서적들을 처음 섭렵했을 때 처럼 다른 책들부터 쭉- 읽어보기로 했다. 읽다 보면 남는 게 .. 2018. 3. 31.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내가 읽은 책의 표지는 오른쪽 이미지다. 영화화되면서 영화의 포스터로 책 표지를 바꾼 듯. 지인의 페북 포스팅을 보고 처음 영화를 보았고, 그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원작을 읽으려고 생각하던 중 다른 지인이 책을 빌려주었다. 대체로 그러하듯 책이 훨씬 흥미로웠다. 그러나 영화를 먼저 보았기에, 의외로 스피디한 책의 전개를 쉽게 따라갈 수 있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각각 마음에 든다. 두 지인에게 감사. 개인의 기억과 실제 사이의 왜곡이라는 개인적인 일화를 소재로 역사 해석에 대한 문학적, 철학적 논의가 전개된다. 이는 주인공의 친구 에이드리언 핀의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라는 말과 그 증거로 제시되는 친구의 자살이라는 지극히 사건에서 극적으로히 부각된다.. 2018. 3. 17.
홍차 개론서 세 권,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홍차수업>, <철학이 있는 홍차 구매 가이드> 세 권 다 문기영 씨가 쓴 책. 커피로 유명한(맥심!) 동서식품에 재직하다가 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문기영 홍차 아카데미(www.moonblacktea.co.kr)라는 공간도 운영하고 계신 듯. 제임스 노우드 프렛 지음, 문기영 옮김홍차는 물론 녹차, 백차, 오룡차, 보이차 등 다양한 차의 역사와 발전, 현재, 주요 산지와 품종 등을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 뭔가 실용적인 정보나 지식 보다는 쉽게 읽으며 전반적인 기초를 닦는 데 유용한 책이다. 일종의 대학 교양수업 같은 느낌이랄까. 차의 발전이 아편전쟁, 제국주의와 식민지, 그리고 자본주의 발전 등과 맞물려 있는 게 씁쓸하지만, 어디 현대 사회에 안 그런 걸 찾기가 쉬운가. 와인도 마찬가지고. 자, 이제 지대로 실용적인 개론서를 읽을 차례.. 2018. 3. 5.
가정식 까르보나라(Carbonara) 만들기② -관찰레(Guanciale) 사용 두 번째 클래식 까르보나라 시도. 지난 번엔 관찰레를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판체타를 썼는데 이번엔 소금집에 관찰레가 입고되었길래 낼름 구매했다. 럭키! 소금집은 직접 만드는 공방이라 그런지 재고가 없는 경우가 제법 있다. 자주 들여다보면서 나왔을 때 바로 사야 함. 나머지 재료는 스파게티면, 계란 2개, 그라노파다노 치즈, 베제카 올리브오일, 후추, 소금. 간단하다. 관찰레는 돼지 뽈살을 훈제해서 만드는데 써본 결과 기름이 많으면서도 좀 더 쫀득하다. 약간 껍데기 같은 느낌인데 질감 뿐만 아니라 특유의 향이 있어서 판체타랑은 확연히 구별된다. 살과 지방의 비율이 2:8 정도나 되려나. 겉에 굵게 뿌려진 후추가 인상적이다. 구운 후에도 사이즈가 생각보다 많이 줄어들지 않는다. 다음에는 이번의 1/3.. 2018. 1. 28.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 퇴사한 지인이 책을 냈다. 그녀의 두 번째 저작, . 구매 지분의 3분의1 정도는 의리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부분은 그녀의 글맛, 그리고 주제 자체였다. 이제 입사 16년차, 사십줄로 접어든 지도 이미 몇 해가 지난 내 앞에 놓인 주제, 퇴사. 온라인 서점에 풀리자마자 바로 주문했다. 그리고 새해의 첫 책으로 삼았다. 올해 첫 책, XX미스틱, 성공적. 카페에 앉아 세 시간 만에 다 읽어냈다. 집으로 돌아와 술 한 잔 걸친 채 알딸딸하게 남기는 개인적인 감상. 주문 버튼을 클릭하면서 생각했지만, 내가 책 제목과 같은 질문을 받게 될 시기는 빨라도 15년 후가 될 것이다. 나는 이직을 할 지언정 절대로, 15년 이내에는 목적지 없는 퇴사를 할 수 없다. 혹시 모르겠다. 로또 1등이라도 맞게 된다면. (.. 2018.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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